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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안전성 문제 없다" 해명에도 환자 혼란 지속(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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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세포 명칭만 바뀐 것" vs "비싼 비용에도 안전성 검증 안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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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박혜정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은판매 중단된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와 다른 이유로 2004년과 현재의 기술 수준 차이 때문이라고 해명에 나섰지만 쉽게 진화되지 않고 있다. 인보사 판매가 중지된 첫날 일선 병의원을 비롯해 환자들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오전 10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보사의 구성 성분이 바뀐 것이 아니라 세포의 명칭이 바뀐 것"이라며 인보사의 판매 중단 배경을 설명했다. 개발 초기단계부터 전임상시험, 임상 1~3상시험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서 동일한 성분을 사용했는데, 최신 기술로 분석한 결과 세포의 명칭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인보사의 안전성과 유효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이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주장이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HC)와 성장인자 유전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세포(TC)를 3대 1로 섞어 무릎 관절강에 주사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다. 성장인자 유전자는 세포 분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당초 허가 사항과 달리 태아 신장유래 세포주(GP2-293세포)에서 성장인자 유전자를 분리·정제하는 과정에서 신장 세포주 일부가 섞여 들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유수현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사업담당 상무는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업체에서 다양한 회사의 다양한 세포를 다루고 있는 만큼 조금 더 명확한 검증을 하기 위해 최신 기법으로 재검사를 했다"며 "2004년 형질전환세포 특성을 분석했을 당시 연골세포의 특성이 발현돼 연골세포로 판단했으나 최신 STR 검사법으로 수행한 결과 연골유래세포가 아닌 293유래세포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STR 검사는 친자 확인 검사와 같은 유전체 및 유전자 검사법이다. 코오롱생명과학에서는 2004년 특성 분석 결과 TC세포를 연골 유래세포로 판단하고 임상 및 허가 절차를 밟았지만, 15년 후인 올해 최신 기술로 검사했더니 다른 세포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미국에서도 STR 검사는 필수가 아니나 CMO에 위탁 생산을 맡기고 있는 만큼 STR 검사를 자체적으로 결정하고 진행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는 "2004년 세포 분석은 당시 통용되는 방법을 거쳐 연골유래세포로 판단했고 미 식품의약국(FDA)도 임상시험계획승인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며 "15년이 흐른 지금, 과거엔 예외적이었던 STR 분석을 해보니 처음부터 지금까지 같은 물질을 썼지만 이름이 잘못됐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93세포에서 파생된 세포로 추정하고 있다. 연골에 뿌리를 둔 세포는 아닌 것 같다고 하는 것이 정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개발 단계부터 상업화 과정까지 일관되게 동일한 세포가 쓰인 만큼 인보사의 품목 허가가 취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조정종 팀장은 "새롭게 밝혀진 세포가 임상 단계에서 쓰이지 않다가 상업화 단계에서 쓰이거나, 고의성이 있다면 허가가 취소되겠지만 인보사의 경우 세포의 유래가 다르다고만 밝혀진 것이고 모든 과정에 사용된 세포의 변화는 없다"며 "인보사는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코오롱 적극 해명에도 환자들 불안 가중= 코오롱 측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인보사의 제조·판매가 중지된 첫날 일선 병의원과 환자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1일 병원업계에 따르면 인보사 시술을 진행했던 병원들은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통해 인보사 제조·판매 중지에 따른 시술 중단을 알리는 등 고객불만 최소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이 제품을 투여받았던 환자가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거나 앞으로 시술을 고려했던 환자들이 예약을 줄줄이 취소하면서 일부에서는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인천에 위치한 한 병원은 "오늘 예약된 인보사 시술 2건을 바로 취소했다"면서 "홈페이지와 고객센터를 가동해 환자들의 항의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병원 관계자는 "인보사의 판매가 잠정 중지된 만큼 병원에서는 시술이 예정된 환자들의 예약을 취소하고 향후 대체치료를 권유하는 등 대안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443개에 달하는 병의원에 납품됐던 인보사케이주가 갑자기 판매·중지되면서 이 제품을 투여받았던 환자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투여를 마친 한 환자는 "극심한 무릎 통증에 시달리던 중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비싼 비용에도 투여를 받았다"면서 "그런데 투여 후 갑자기 판매 중지라니 황당하고 안정성이 제대로 검증됐는지 불안하다"고 말했다.


특히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 인보사를 투여받았던 환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 환자는 "인보사 시술을 받기 위해 최대 700만원에 달하는 비싼 비용을 감수했다"면서 "그런데 인보사의 주성분이 허가 당시와 달랐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주말동안 접하면서 향후 부작용에 대해 걱정스러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병원 측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인보사 시술을 권했던 의사들은 환자에게 판매 중지 이유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일단 인보사 시술 예약건을 취소하고 환자에게 다른 치료 의향이 있는 지 묻고 있다"면서 "의사로서 입장을 번복하게 돼 민망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는 "인보사는 비급여 항목이라 비싼데 향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가 완료돼 최악의 경우 허가가 취소된다면 소송도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환자 개개인 뿐만 아니라 비싼 실비를 내어준 보험사에서 소송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의외로 현장의 혼란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병원업계 관계자는 "약사법에 따르면 의사가 환자한테 특정 제품명을 말하지 못하기 때문에 의외로 자신이 치료 받은 유전자 주사 치료가 인보사라는 것을 인지하는 환자가 많지 않다"면서 "시술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고령인 데다 제품명에 대한 정보를 정확히 알고 있는 환자가 많지 않아 아직 대대적인 혼란은 없다"고 전했다.


현재 인보사가 납품되고 있는 병·의원은 443개소로 유전자치료제 투약 가능 병·의원은 총 912개소에 달한다. 현재 인보사는 임상시험에서 145명에게 투여됐으며, 판매 후 투여 건수는 2월 말까지 3403건으로 집계됐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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