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시론] 2G 갈등과 한국 사회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최근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들과 갈등의 유형을 관찰해보면 이전에는 보지못했던 새로운 갈등이 점차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른바 남녀 간 '성(Gender) 갈등' 그리고 베이비부머와 밀레니얼 사이 '세대(Generation) 갈등' 이 그것이다.


먼저 남녀 간 갈등은 최근 3년간 심화돼 최근에는 심각한 남혐, 여혐 상황에 처해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44세 미혼 남녀 2464명을 조사해 발표한 2018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이성교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남성이 74%, 여성은 68%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애와 결혼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신인류 일본의 사토리 세대를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추종하게 돼버린 것으로 해석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정규직 취업과 신혼집 마련이 이전 세대에 비해 휠씬 힘들어진 상황에서 남녀 갈등과 비혼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성들이 결혼을 거부하고 경제활동을 지속하게 됨에 따라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하는 소매 마케팅은 더욱 강화될 것이다.여성고객이 소비시장의 지속 성장의 기회로 등장함에 따라서 감성적 접근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여성고객이 소비시장의 지속 성장의 기회로 등장함에 따라서 감성적 접근이 이전보다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여성고객들은 상품과 서비스를 이용한 이후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댓글과 후기를 통해 자신의 소비경험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남성은 소비를 통해 정복감, 승리감 등을 느끼지만 여성은 배려와 사랑, 공감 등의 심리적 충족을 소비를 통해 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한 소비자 리포트에 의하면 여성소비자는 객수로는 50% 비중을 차지하지만 구매력으로 환산하면 대부분의 구매의사결정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해 80% 이상의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원더우먼은 1941년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몰튼 마스턴에 의해 만들어진 영웅이다.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사랑의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영웅이다. 만화와 영화 속에서만 존재했던 원더우먼의 모습이 한국 사회와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시장을 움직이는 부드러운 힘'으로 등장한 것이다. 올해 60주년을 맞이한 마텔사의 바비인형도 고정된 여성의 성 역할을 극복하고 최고경영자(CEO), 파일럿, 경찰관, 카레이서, 과학자 바비 케랙터를 생산하고 있다. '당신은 무엇이든 될 수 있다(You can be anything)'는 바비의 슬로건은 우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두 번째, 세대란 특정 기간 출생해 인생 발달 단계에 동일한 사건과 이벤트를 경험해 비슷한 가치관과 신념을 가지게 된 사람들을 말한다. 한국 사회는 지난 70년간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속도로 산업화, 정보화를 경험하면서 세대 간 격차가 가장 심한 사회로 변화됐다. 1950~1960년대 출생한 한국인은 '국가'를 위해 일했고, 1970년대 출생한 한국인은 '회사'를 위해 살고, 1980년대 출생한 한국인은 '팀장과 팀원'을 보며 일하고, 1990년대 출생한 한국인은 '자신'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이처럼 경험과 가치관이 다른 세대 간, 특히 노소간 갈등은 향후 더욱 커질 것이다.

필자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점은 현재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시사하는 세대 간 갈등이 우리 경제의 활력을 저해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는 1955년부터 1964년 사이 출생한 900만명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시작됐다. 그리고 5년 후 1968~1971년 출생한 380만명의 부유한 한국인들의 은퇴가 예상되고 있다. 단카이 세대가 대거 은퇴했던 2007년쯤 일본에서 경험한 소비 위축에서 보는 것처럼 한국 사회에서 가장 부유한 세대가 현역에서 은퇴한다는 사실은 한국 소비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가할 것이 자명하다. 시장 위축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우리 사회가 이들 세대의 자산과 경험이 후속 세대로 효율적으로 이전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신속한 가업승계를 가능케하는 세제 혜택, 증여와 상속제도의 전향적 개선, 초고령사회 고령자의 재활과 리뉴얼 훈련 강화 등 세대 간 갈등을 최소화하는 다양한 제도를 시급히 도입해야 한다.


결국 새롭게 등장해 날로 커져가는 한국 사회의 2G 갈등은 우리가 반드시 풀어야만 하는 숙명과도 같은 숙제들이다. '투명성'과 '연결성'으로 대변되는 유튜브 세상에 적응해 살아가기 위해서는 원더우먼의 등장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한국 역사상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1, 2차 베이비부머들의 자산과 성취 경험이 한국 경제에 선순환될 수 있는 각종 제도들의 도입이 시급하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장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하이브 막내딸’ 아일릿, K팝 최초 데뷔곡 빌보드 핫 100 진입

    #국내이슈

  •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대학 나온 미모의 26세 女 "돼지 키우며 월 114만원 벌지만 행복" '세상에 없는' 미모 뽑는다…세계 최초로 열리는 AI 미인대회

    #해외이슈

  •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 황사 극심, 뿌연 도심

    #포토PICK

  • 매끈한 뒷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마지막 V10 내연기관 람보르기니…'우라칸STJ' 출시 게걸음 주행하고 제자리 도는 車, 국내 첫선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비흡연 세대 법'으로 들끓는 영국 사회 [뉴스속 용어]'법사위원장'이 뭐길래…여야 쟁탈전 개막 [뉴스속 용어]韓 출산율 쇼크 부른 ‘차일드 페널티’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