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건준 "중기부 '컨트롤타워' 역할 못 해…박영선 후보자에 기대"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중소벤처기업부가 혁신성장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지 못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이 27일 여의도 르호봇에서 열린 벤처기업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정부의 혁신성장에 대한 역할이 부족했음을 지적하면서도 벤처 생태계 조성에 필요한 부분은 설득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벤처 차등의결권 도입에 반대 의견을 낸 박영선 중기부 장관 후보자를 설득하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차등의결권이란 창업자에게 1주당 2표 이상의 의결권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안 회장은 "벤처업계와 다르게 박 후보자가 개인 의견으로 반대하는 것으로 안다"며 "장관이 되면 정책적 방향을 조정해야 할텐데, 차등의결권 도입은 업계의 중요한 의제인 만큼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설명했다.

벤처기업협회는 남북 경협과 제2개성공단 등 정부가 관련 사업을 추진하면 공식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올해는 규제개혁에 대한 범사회적 공감대 확산과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활동하겠다"며 "대북협력 사업과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사업 등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는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미래 한반도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산업 분야 경제협력 모델로 구축하고 이 과정에서 혁신 벤처기업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이를 위해 최근 통일부 신경제지도 태스크포스(TF)단과 협의를 진행하면서 남북 경협사업의 첨단분야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 향후 국회 남북경제협력특별위원회와 중기부와의 협의를 통해 첨단분야 남북 경협에 대한 계획을 수정·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정민 정책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의 고급인력들을 우리 벤처기업이 활용할 수 있으면 남북 모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통일부와 만나서 우리 측 이야기를 전달한 만큼, 향후 우리의 아이디어를 실체화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은 올해 혁신 벤처 생태계 조성과 규제개혁 등에 주력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안 회장은 지난 2017년 9대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취임했고 10대 회장으로 재선임됐다. 삼성전자 출신인 안 회장은 2001년 생체인식 모듈을 개발하는 크루셜텍을 창업했다.

지난 2017년 9월 출범한 '혁신벤처단체협의회'는 7개 단체로 시작해 현재 17개 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는 '혁신벤처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에서 해결되지 않은 안건들을 중심으로 대외활동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회장은 "혁신벤처 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에서 발표한 160개 과제 중 25개를 해결했고 3월 발표된 '제2벤처 붐 확산 전략'에는 13개 과제가 포함되는 등 벤처기업들의 활동에 도움이 되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올해는 ‘혁신벤처단체협의회’를 30여개 단체로 확대하고, 벤처 생태계 발전 5개년 계획의 정책과제를 지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