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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대기업을 더 많이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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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이런 주장을 하면 아마도 정신 나간 사람 취급을 받을 것이다. 현재의 반기업 정서를 감안하면 그렇다. 그러나 할 말은 해야겠다.


한국경제가 더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대기업 수를 획기적으로 증가시켜야 한다. 대기업 숫자가 너무 적어서 문제지 경제력 집중이 문제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매년 발표하는 '한눈에 보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 at Glance)' 보고서를 보자. OECD 회원국에 러시아를 더해 37개국을 대상으로 작성됐다. 한국은 제조, 서비스, 건설업 분야 종업원 250인 이상 대기업 숫자가 2413개이다. 미국은 11배가 많은 2만6628개. 일본은 1만957개로 4.5배. 영국도 2.5배가 많은 5991개다. 우리가 강소기업이 많은 나라로 알고 있는 독일도 1만690개로 4.4배나 많다.


한국보다 국내총생산(GDP)이 큰 10개국 중 한국과 비교해 대기업 숫자가 적은 나라는 전무하다. 경제 규모가 작은 26개국 중에서도 캐나다(1만1591개), 폴란드(2925개), 스페인(2643개), 호주(2556개)는 대기업 수가 한국보다 더 많다.


'경제 규모가 크니 대기업 수도 더 많지'라는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전체 기업 수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그러한 반론은 당장 설득력을 잃는다. 250인 이상 대기업의 비중은 한국이 0.11%로 37개국 중 그리스, 포르투갈, 이탈리아를 제외하면 가장 낮다. GDP가 한국보다 큰 나라는 물론 한국보다 작은 26개국 중 24개국의 대기업 비중이 한국보다 높다.

경제 규모와의 상관관계를 보다 정확히 보기 위해서는 한국과의 경제력 격차만큼 대기업 수에서도 차이가 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래서 '상대적 대기업비중'이라는 지표를 만들어 봤다.


상대적 대기업비중은 한국을 기준으로 한 대기업수 배율(비교대상국가 대기업 수/한국 대기업 수)을 한국과의 GDP 배율(비교대상국가 GDP/한국 GDP)로 나누어 구한다.


상대적 대기업비중이 '1'인 나라는 경제력 격차를 감안할 때 대기업 수가 한국과 동일한 수준임을 말한다. 아일랜드가 1.0이다. 1 이하인 경우는 한국과 비교했을 때 경제력에 비해서 대기업 수가 적은 나라다. 1보다 크면 경제력에 비해 한국보다 대기업 수가 더 많은 경우다.


조사대상 37개국 중에서 1보다 적은 나라는 유럽에서 소상공인의 비중이 가장 높다는 그리스(0.88), 이탈리아(0.93) 등 두 나라밖에 없다. 반면 1보다 큰 나라는 34개국이다. 1.1에서 3.0까지 분포돼있다. 한국과 비교했을 때 경제 규모에 비해 대기업 수가 많은 나라가 92%에 달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은 대기업의 숫자나 전체 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경제력과 비교한 상대적 대기업비중 등 모든 통계에서 대기업이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대기업의 고용기여도가 20%에 불과하다며 비난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고용기여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다. 37개국 중 36위다. 그러나 전체 기업 대비 대기업 수 역시 34위다. 대기업이 전체 기업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11%로 OECD 바닥 수준인데 고용기여도는 OECD 평균수준을 기대한다? 난센스다.


대기업 수가 많아져야 고용기여도도 높아진다. 단위기업당 고용인원 수가 많기 때문이다. 대기업이 그냥 싫다고 말하면 될 것을 엉터리 통계로 자기합리화한다.


현 정부가 과거 어떤 정부도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싶은가? 소득주도성장의 굴레에서 벗어나 기업환경 개선에 올인하라. 많은 기업이 성장사다리를 타고 대기업이 될 수 있도록 도와라. 모든 기업이 자유롭게 더 크고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라.


강영철 한양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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