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손학규 제안 참으로 적합…반 총장이 미세먼지 해결 적임자"

청와대에서 반기문 전 총장 만나 미세 먼지 대책 논의

문재인 대통령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1일 오후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대책 등을 논의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범 국가 차원의 미세먼지 대책 기구를 이끌게 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해외 순방 중에 손학규 대표가 제안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참으로 적합한 제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반 전 총장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세먼지 대책 기구의 위원장으로 제안한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미세 먼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국민들이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고 쉽게 해결될 성격도 아니다"며 "총장님은 유엔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약 등 기후 관련 협약을 이끌어내기 위해서 가장 열심히 노력하셨고 커다란 성과를 거두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미세먼지는 국내 문제 뿐 아니고 중국과도 관련돼있는 문제"라며 "미세 먼지 문제를 한중 공통의 문제로 인식하고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 그런 문제를 해 주는데 반 총장만큼 더 적합한 분이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만들어진 기구는 민간과 공공 부문을 아우르는 범국가기구의 성격"이라며 "범국가란 표현에 반 총장만큼 적합한 분이 없다. 기대가 크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정파적 이해관계를 떠나서 야당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수용하고 제게 중책을 맡겨주신 문 대통령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며 "이번에 국가적 중책의 제의를 받았고 제 필생의 과제를 다시 한 번 전면에서 실천할 기회라고 생각해서 수락하게 됐다"고 했다.

이어 "망설임도 있었다. 많은 분들이 우려와 걱정 표하기도 했고 그 이유는 미세먼지는 여러 국내외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문제라서 해결이 결코 쉽지 않고 해결된다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잘 알고 있고 짐작 못 하는 바 아니다. 저를 위한 그분들 충정을 십분 이해한다"며 "우리 국민이 미세 먼지로 인해 생명과 건강에 심대한 위험을 받는 상황 하에서 이를 어렵다고 회피하는 것은 제 삶의 신조와 배치되는 것이었다"고 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