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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출입금지' 노키즈존 확산…"애가 무슨 죄냐" vs "무개념 부모 문제"(종합)

최종수정 2019.03.19 14:19 기사입력 2019.03.19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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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가맹점주 속앓이…"차라리 가족단위 고객 포기하겠다"
늘어나는 노키즈존 매장…찬반논란 "아이는 혐오의 대상이 아니다"

노키즈존(출처=cliparts.zone)

노키즈존(출처=cliparts.zone)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조목인 기자] 서울 영등포구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 지난 14일 오전 방문한 매장 앞에 비치돼 있는 알림판에 '노키즈존' 공지문이 붙었다. 그동안 '유모차 진입금지' 공지가 붙었는데 노키즈존으로 바뀐 것. 매장 측은 소란스러운 아이들과 이를 방치하는 일부 부모들 때문에 불편을 호소하는 소비자가 늘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매장 관계자는 "최근 사건들이 좀 있었다"고 토로했다.


외식 매장이 빠르게 노키즈존(No kids zone)과 키즈존(kids zone)으로 양분되고 있다. 식당이나 카페에서 공공예절을 지키지 않는 일부 부모의 몰지각한 행동 때문에 노키즈존을 선언하는 가맹점주들이 확산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개인 자영업자와 달리 대부분의 프랜차이즈들은 가맹본부의 지침과 브랜드 이미지, 다른 점포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노키즈존을 내걸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에 따라 '매출'을 포기하고 '비난'을 받더라도 노키즈존을 선택하고 싶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의 속앓이도 깊어지고 있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지알에스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에는 노키즈존 매장이 없다. 개인 자영업자 가맹점주가 선택한다면 가맹본부 역시 막을 수는 없지만, 프랜차이즈 특성상 최대한 자제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매장에 노키즈존을 공지했던 매장 역시 가맹본부의 설득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다시 아이를 받기로 했다.


롯데지알에스 관계자는 "인근에 과자박물관이 있어 어린이 고객이 많아 사고율이 높은 매장이었다"면서 "최근에도 컵이 깨지고 뜨거운 물에 데는 등 점주가 힘들어해 노키즈존을 내걸었던 것으로 확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점포에 미치는 영향과 브랜드 훼손 등을 감안해 점주를 간곡히 설득했다"고 덧붙였다.


영등포구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 최근 노키즈존 공지를 했다가 가맹본부 롯데지알에스의 권유로 현재는 없어진 상황.

영등포구의 한 엔제리너스 매장. 최근 노키즈존 공지를 했다가 가맹본부 롯데지알에스의 권유로 현재는 없어진 상황.


노키즈존이 붙어 있는 동안 외식 매장을 놓고 고객들의 찬반양론이 대립중이다. 피해를 입는 점주와 직원, 조용함을 원하는 손님들과 갈 곳을 잃은 학부모들의 대립이 첨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실제 엄마(mom)'와 벌레를 뜻하는 '충(蟲)'의 합성어인 '맘충'이란 신조어까지 등장할만큼 공공장소에서의 아동 관리와 '노키즈존'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7살 아이를 키우는 주부 이주안(34)씨는 "아이 차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프랜차이즈마저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미혼 직장인 최수유(29)씨는 "가맹점주가 오죽하면 노키즈존을 내걸었겠냐"면서 "나도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데 매장 내에서 시끄럽게 뛰어다니고 테이블에 올라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지곤 한다"고 항변했다.


커뮤니티에도 시각은 극과 극이다. "개념 없는 부모와 아이가 있어 공감이 간다", "일부러 노키즈존만 찾아다닌다" 등의 찬성 의견과 "아이와 엄마를 배제하는 문화가 사회 전체에 만연할까 두렵다", "아동이 혐오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등의 반대 의견이 부딪힌다.


이런 논란 속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의 하소연은 봇물을 이룬다. 노키즈존 논란은 자영업자의 영업권 및 자율권 보장, 그리고 소비자의 인권 사이에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카페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예전에 노키즈존도 모자라 청소년 출입금지 '노틴에이저존'을 선언한 카페가 등장하지 않았느냐"면서 "막무가내인 엄마와 아이도 모자라 아르바이트 직원에게 욕을 하는 청소년들까지 애로사항이 많다"고 하소연했다. 분식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매상을 포기하면서까지 노키즈존을 하고 싶은데 이유가 있다"며 "불편한 시선으로 보지말고, 고객은 노키즈존이 아닌 곳을 가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타필드 위례.

스타필드 위례.


노키즈존이 수면 위로 부상한 건 불과 5~6년전. 9살 난 아이가 식당에서 여성과 부딪혀 화상을 당했는데 알고 보니 아이가 너무 뛰어다니면서 스스로 부딪힌 '국물녀 왜곡 사건', 스타벅스 매장에서 머그컵에 아이의 오줌을 받는 사진이 공개된 '스타벅스 오줌컵 사건' 등이 노키즈존을 촉발시켰다.


이후 1~2인 가구가 많아지면서 노키즈존 매장이 늘고 있다. 혼자 사는 김서형(39)씨는 "주말에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책을 읽는 게 소확행"이라며 "강화도의 대표 노키즈존 M카페를 자주 차는 편"이라 전했다. 최미향·박민상(34·36) 부부는 "주말에 근교로 드라이브를 자주 나가는 편인데, 이제 유원지도 노키즈존이 많아진 것이 특징"이라며 "딩크족이나 1인가구를 위한 노키즈존이 많아져 좋다"고 했다.


한편 노키즈존이 확산되면서 대형 유통업체들은 오히려 가족고객들을 잡기 위해 '키즈존'을 강화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오픈한 스타필드 시티 위례는 2개층을 모두 키즈카페 등 어린이 관련 시설로 채웠다. 오픈 후 두달동안 170만명, 주말 평균 3만명이 찾을 정도로 반응이 좋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과 AK&기흥 역시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대거 확충했다. 특히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기흥점은 '자연을 닮은 쇼핑 놀이터'라는 콘셉트를 내세우며 8억원을 투자해 단순한 키즈카페를 넘어서는 '숲모험 놀이터'를 조성했다. 오픈 100일간 방문객 200만명, 매출 100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들도 최근 유아동 매장을 확대하는 등 변화에 동참하고 있다. 리뉴얼 오픈한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유아동용 및 리빙 등 80여개 브랜드로 한개층을 꾸민 '키즈&패밀리관'을 오픈했다 .백화점업계에서 유아동 관련 콘텐츠만으로 한개층을 꾸민 것은 천호점이 처음이다. 키즈&패밀리관은 1000㎡ 규모의 야외정원인 '패밀리 가든'을 조성해 가족 단위 고객들을 위한 체험 및 휴식 공간으로 만들었다. 지난해 말 오픈한 롯데백화점 안산점은 고층부에 유아동을 배치하는 공식을 깨고 2층에 유아동 매장을 배치했고 330㎡ 규모의 키즈카페를 만들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가족단위 고객들의 집객을 유도하기 위해 어린이를 위한 체험형 콘텐츠를 점차 늘려나가고 있는 것이 최근 변화의 추세"라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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