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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싼 요금제만 내 놓으면 끝?…5G 요금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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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버라이즌, 고가 요금제 선수 쳤는데 韓 SKT 인가 신청은 퇴짜

정부는 중저가 요금제 출시 압박...업계는 "5G 본질 몰이해"


무턱대고 싼 요금제만 내 놓으면 끝?…5G 요금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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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SK텔레콤 의 5세대(5G) 요금인가 신청이 퇴짜를 맞은 사이 미국 버라이즌이 5G 스마트폰 요금제 3종을 먼저 내놓으면서 선수를 쳤다. 최소 75달러(세금 포함 10만원대)~최대 95달러(세금 포함 13만원대)의 고가 요금제로 구성됐다. 중저가 요금제는 아예 내놓지 않았다.

초고속, 대용량 데이터 서비스인 5G의 특성상 소량의 데이터만 제공하는 중저가 요금제로는 5G 서비스를 활용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으라고 SK텔레콤 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과 비교하면 5G 서비스에 대한 인식 부족, 혁신기술에 대한 몰이해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이다.


18일 본지가 미국 버라이즌의 5G 요금제 3종을 분석한 결과 기존 4세대(4G) LTE 요금제와 동일한 요금제에 각각 10달러씩을 더한 것으로 나타났다. 5G 서비스 프리미엄을 10달러로 설정한 것이다. 게다가 5G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도 없다. 가입자는 5G 데이터를 최소 22기가바이트(GB)에서 최대 75GB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가장 저렴한 75달러 요금제에선 고화질 동영상(풀HD)을 구경조차 못한다. 최소 85달러 이상의 요금제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5G 시대에는 풀HD급 동영상을 넘어 초고화질(UHD) 동영상까지 서비스가 가능해지는데 월 12만원이 넘는 고가 요금제가 아니면 엄두조차 못 내는 것이다.

◆버라이즌 30달러 요금제, 5G로 바꾸면 한달에 5분 = 이동통신사 요금 설계 담당자는 "버라이즌의 요금제는 5G 서비스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기존 LTE 요금제 중 고가 요금제 3종에 각각 10달러의 요금을 추가한 것"이라며 "매월 10만원이 넘는 요금을 내면서도 제대로 된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버라이즌이 중저가 5G 요금제를 아예 내놓지 않았다는 점이다. 버라이즌 가입자들은 월 30달러(세금 포함 약 4만원대)의 가격에 무제한 통화, 문자, 데이터 500M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이 요금제가 제공하는 500MB의 데이터는 간단히 메신저로 사진 몇장을 주고 받다보면 금새 소진된다. 때문에 무제한 통화를 주로 이용하고 무선랜(WiFi)이 지원되는 곳을 찾아다니는 실속형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요금제다.


업계 관계자는 "버라이즌이 월 30달러의 중저가 요금제를 내놓지 않는 것은 월 500메가바이트(MB)의 용량으로는 5G 서비스 자체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초고화질 영화를 본다면 5분 정도 용량(1분에 약 100MB 소요)이 필요한데 5G 서비스를 한달에 5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요금제를 만드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동통신 업계 "중저가 5G 요금제 의미 없다" = 버라이즌의 요금제는 우리와 비교해 많은 시사점을 준다. SK텔레콤 은 지난달 7만9000원에 5G 데이터 150GB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9만원대, 11만원대 등 요금제 3종을 만들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인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즉각 반려했다. 요금이 비싸기 때문이 아니라 고가 구간만 있다는 것이 문제였다. 과기정통부는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돼 있어 대다수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SK텔레콤 의 가장 저렴한 7만원 5G 요금제도 버라이즌의 가장 비싼 요금제 대비 5G 데이터 용량을 2배 제공한다. LTE 요금제 대비 데이터 단위 가격은 더 저렴해졌다. 기존 LTE 요금제의 경우 월 6만9000원에 100GB의 데이터를 제공했다. 때문에 단위 데이터 가격을 약 24% 가량 낮춘 것이다.


현재 SK텔레콤 은 LTE 요금제로 월 3만3000원에 1.2GB, 4만3000원에 2GB, 5만원에 4GB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다. 음성통화와 문자는 모두 무료다. SK텔레콤 이 과기정통부가 요구하는 저가 5G 요금제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하지만 버라이즌 요금제가 보여주듯 5만원 이하 요금제로는 초고화질 동영상 한편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 SK텔레콤 뿐만 아니라 KT, LG유플러스 역시 중저가 5G 요금은 만들기 어렵다고 항변하는 이유다. 통신 업계는 정부가 5G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중저가 5G 요금제 대신 합리적인 5G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내놔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초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클라우드 게임 등 5G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개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5G 요금제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지 보다 5G를 기반으로 한 신규 비즈니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잡을 필요가 있다"면서 "중저가 요금제로 5G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소비자가 누릴 수 있는 혜택은 전혀 없는 만큼 5G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육성할 수 있는 요금제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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