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늘어나는…일하는 女와 쉬는 男
-통계청 '2월 고용동향' 분석해보니 성별 따라 엇갈려
-보건·복지서비스 일자리 증가 …여성 취업자 19만 늘어
-남성 비경활 늘고, '쉬었음' 응답자 170만명 '사상 최대'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이창환 기자] 고용지표가 남녀 성별에 따라 상반된 양상을 보이며 요동치고 있다. 지난달 취업전선에 뛰어든 여성의 숫자는 동월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한 반면, 남성은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가 역대 최대를 나타냈다. 남성고용 위주의 제조업, 건설업은 침체에 빠져있고, 요양ㆍ돌봄 등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같은 여성 위주의 일자리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육아나 집안일 때문에 경제활동을 쉰다고 응답한 인구도 예년에 비해 크게 줄었다.
14일 통계청 고용동향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1175만6000명으로 관련 통계가 발표된 2000년 이후 동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2월과 비교하면 19만3000명(1.7%) 늘었다. 같은 기간 남성 경제활동인구가 10만800명(0.7%)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높은 증가세다. 지난달 취업자 수 역시 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만1000명(1.7%) 증가한 반면 남자는 7만2000명(0.5%) 늘어난 데 그쳤다.
경제활동인구는 일을 하는 취업자와 구직활동 중인 실업자로 구성되는데, 이처럼 일자리시장에 진입하는 여성의 숫자는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통계청은 최근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같이 여성노동자가 다수 포진한 산업의 고용 수요가 증가하고, 전반적인 여성의 사회 진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지난해보다 23만7000명(12.9%) 폭증하며 전체 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육아나 집안일을 이유로 취업활동을 포기한다는 말도 이젠 옛말이 됐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육아'에 해당되는 인구는 124만5000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저를 기록했고, '가사' 인구 역시 60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만3000명(-2.3%)이나 줄었다.
반면 제조업과 건설업 침체로 남성들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일자리는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지난달 제조업과 건설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5만1000명(-3.3%), 3000명(-0.1%) 감소했다. 이러한 영향으로 구직활동을 멈춘 남성 비경제활동인구는 지난달 592만5000명으로 동월 기준 사상 최대를 찍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그냥 쉬었음'이라고 답한 남성의 수도 처음으로 170만명을 뛰어 넘었다. 여성(45만4000명)에 비해 3배 이상 많고, 지난해와 비교하면 9만4000명(5.8%) 늘었다.
이처럼 고용시장이 여성 위주, 서비스업 중심으로 쏠리면서 일자리의 질, 임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시간제근로자'다. 시간제근로자는 일주일 근로시간이 36시간 미만인 아르바이트나 파트타이머 등 비정규직 근로자를 의미한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시간제근로자 비중은 13.5%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경제 악화로 여성, 노인 등 취약계층의 일자리시장 진입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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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근로자는 주로 숙박 및 음식점업, 보건 및 복지업 등 서비스업에 종사한다. 제조업이나 금융업 등 고임금 일자리가 아닌 식당 아르바이트, 공공보건 같은 저임금 일자리에 주로 몰린 것이다. 시간제근로자 중 저임금근로자 비중은 2004년 44.1%에서 2017년 60.8%까지 치솟았다. 정성미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고령층과 여성, 청년층을 중심으로 시간제 근로 비중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특히 여성은 금융위기를 전후로 시간제근로자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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