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불가한’ 한국당 선거제안에 국회 정면충돌
與野 4당 ‘패스트트랙’ 본격 추진…내일 단일안 확정
羅, 비례대표 폐지·지역구 270석으로…일각선 지지율 자신감 분석
[아시아경제 임춘한 기자]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뼈대로 한 선거제도 개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추진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하면서 국회가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하면서 비례대표제 폐지, 국회 의석 수 10% 감축(300석→270석)을 해법으로 내놓았다. 이는 비례대표 확대를 전제로 한 선거제 개편의 방향에 역행하는 대안이다. 한국당이 사실상 선거제 개편 논의의 접점을 차단하는 전략을 내놓으면서 한국당과 다른 4당은 서로 '마이웨이' 정치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여야 4당은 본격적인 패스트트랙 추진 절차에 돌입했다. 바른미래당ㆍ민주평화당ㆍ정의당 등 야 3당은 11일 오전 조찬 회동을 하고 패스트트랙의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했다. 야 3당은 이날부터 민주당과 본격적인 협의를 진행해 12일까지 선거제 개혁 단일안 및 패스트트랙에 함께 올릴 법안들을 확정하기로 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 직후 "오늘부터 이틀 정도에 걸쳐 민주당과 논의해 신속하게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정의당)은 "(한국당 안은) 선거제도 개혁에 어깃장 놓는 청개구리 안"이라며 "패스트트랙을 등 떠미는 안"이라고 말했다. 천정배 민주평화당 의원도 "한국당이 주요 선진국들은 비례대표를 뽑지 않는다고 했는데 완전한 가짜 뉴스"라며 "승자독식 선거제를 극단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도 개혁에 훼방을 놓기 위한 것"이라며 "정치를 혐오하는 국민의 마음을 교묘히 이용한 포퓰리즘일 뿐이고 약속 파기 행위를 덮으려는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에서 "내 손으로 뽑을 수 없는 비례대표제를 폐지하고, 내 손으로 뽑을 수 있는 국회의원을 조정해 10% 줄이는 270석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각제 개헌 없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 둘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여야 5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에 이어 곧바로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 논의를 시작한다고 합의한 바 있다.
그런 점에서 한국당이 내놓은 해법은 여야 합의에 위배되는 내용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내각제 개헌은 여야의 합의가 사실상 불가능한 제안이다. 한국당의 이번 제안은 '정치 혐오주의'에 기댄 정치 퇴행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불신이 깊은 여론을 고려해 10% 감축이라는 카드를 꺼낸 것은 결과적으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좌초시키려는 셈법이라는 얘기다.
그동안 한국당 내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반대 기류가 강했다. 국회 정개특위 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지난 6일 간사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가장 피해 보는 것이 한국당일 수도 있는데 한국당 죽이는 게 개혁이냐"며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이 여야 4당으로부터 갖은 비판을 들어가며 이번 안을 내놓은 배경은 당 지지율 상승과도 관련이 있다. 리얼미터가 YTN의 의뢰로 지난 4~8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3주 연속 상승해 30.4%로 나타났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이후 처음으로 30%대를 회복한 것이다. 이번 조사는 251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신뢰 수준 95%에서 ±2.0%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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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부산ㆍ경남ㆍ울산(PK)을 비롯해 충청권, 50대 등 전통적 지지 층이 한국당 쪽으로 돌아서고 있는 흐름이다. 한국당이 정치권 안팎의 비판을 무릅쓰고 당 개혁안을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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