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금융에세이]불법대출 스팸문자 근절 어려운 이유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이런 광고 발송자는 빨리 구속해야 하지 않을까요?”
“제발 이런 문자 안 오게 합시다. 시중은행과 혼란을 줄 수 있는 명칭도 사용 못하도록 합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서민들이 불법대출로 인해서 피해보고 있습니다. 제발 단속하세요.”
“새삼스럽게 이런 거 가지(고)요 뭐. 하루 10통 이상 이런 문자 받아요, 온통 사기 치려는 문자입니다. 저도 당했고요.”
“하루에 5~10건의 메시지나 전화가 온다.”
지난달 25일 온라인에 실린 ‘시중은행 사칭 불법대출 문자 살포…기자도 받았다’ 기사에 달린 한 포털사이트 댓글이다. 많은 사람들이 불법대출 스팬문자가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이유를 묻는다. 사기문자를 보내는 조직을 잡으면 될 터인데 그게 쉽지 않은 모양이다. 실제 금융당국 등 정부는 범행에 쓰이는 전화번호의 이용중지만 할뿐 사기 일당이나 범죄자들을 소탕했다는 소식은 잘 들리지 않는다.
2일 금융권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 농협, 새마을금고 등 시중은행과 상호금융 등 금융회사를 사칭한 불법 대부 광고가 활개를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불법 대부 광고 제보를 받고 있는데 지난해 24만8219건에 달한다. 2014년(3만8997건)에 비해서 6배 넘게 늘었다. 신고 건수만 이 정도다.
이런 불법 대출 권유를 팩스로도 보내는 모양이다. 댓글을 좀 더 보면 이렇다. “시중은행 명칭을 사용한 팩스(FAX) 광고도 하루에 4~5통씩 들어옵니다. 은행에서 보내는 것처럼 일정한 양식으로, 대출을 권하는 내용들인데, 수신거부 번호가 쓰여 있긴 하지만,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한달, 아니 1년 내내 보내오는데, 그에 사용되는 A4용지도 아까울뿐더러, 업무상 무척 피곤합니다. 정말 뿌리 뽑아야 합니다.”
기자도 최근 이런 불법대출 스팸문자를 받았다. “본 상품은 정부에서 지원하고, KB은행에서 진행하는 상품입니다. 무담보 무보증, 상환수수료 없이 자유롭게 상환가능. 최고한도 9000만원, 연 2~7%, 기존채무자 전환 가능합니다.” 저금리 대출을 해줄 것처럼 했는데 막상 전화를 해보니 받지는 않았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KB은행은 없다. 불법 대부업자는 “직장인, 사업자, 프리랜서, 주부, 대학생 등 기존 다중채무자도 대출이 가능하다”면서 “신청자가 많아 상담이 지연될 수 있으니 양해 바란다”고 했다.
금감원은 오는 6월12일부터 불법 대부 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를 최대 3년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시행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전단지, 인터넷광고, 스팸문자 등 불법 대부 광고를 발견하면 금감원 등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며 “대출권유 전화를 받았을 경우 곧바로 응하지 말고 금감원 홈페이지 또는 서민금융진흥원 홈페이지를 통해 제도권 금융사인지 서민을 위한 대출상품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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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불법 광고 문자를 근절할 방법은 전화번호 이용중지 외에 뚜렷하게 없는 실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백여개의 전화번호를 이용해 무차별로 스팸문자를 살포하는 범죄조직의 활동력을 개별 금융회사들이 일일이 대응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경찰 등 수사당국은 금전피해 등 직접적인 피해가 없으면 수사에 착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대출권유 문자가 오면 무시하는 게 상책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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