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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효원 기자] “갓 입사한 막내라면 초콜릿 준비해야겠죠?”


새내기 직장인 A씨는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분주히 초콜릿 물색에 나섰다. 가격대비 괜찮은 상품 탐색에 나선 것인데 갓 입사한 막내가 팀원들을 위해 기념일을 챙기지 않으면 행여나 불이익이 돌아올까 두려운 마음에 준비한 것이다. A씨는 “올해 밸런타인데이가 평일이라 부담스럽다. 업계의 상술에 놀아나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챙기지 않고 넘어가기에도 찝찝하다”고 말했다.

13일 하루 앞으로 다가온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직장인들은 회사에 초콜릿을 들고 출근할지 고민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업체들의 ‘데이마케팅’ 상술에 놀아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과 상사나 동료의 초콜릿을 챙기지 않을 수 없다는 고민이 상충하고 있는 것이다.


애초 밸런타인데이 초콜릿은 처음엔 연인끼리 주고받았지만 몇 해 전부터는 직장 남성 동료까지로 대상이 넓어졌다. 특히 올해는 밸런타인데이가 평일이어서 부담감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적지 않다. 모 기업에서 인턴으로 근무 중인 김모(25·여)씨는 “인턴 동료들끼리 십시일반 모아 초콜릿을 준비했다. 혹시 상사가 밸런타인데이를 챙기지 않았을 경우 ‘좋지 않게 보시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에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2018년 취업포털 인크루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성인남녀 47.2%가 ‘의리 초코를 선물할 것‘라고 답했다. 선물하겠다는 직장인(56.5%)이 알바생(42.2%)보다 14.3%포인트 높았다. 의리 초코를 선물하는 이유로는 ’고마운 분들게 그 동안의 감사를 표하기 위해(52.2%)가 1위에 올랐고, ‘기분전환을 위해, 재미삼아’·‘다른 직원들이 챙겨서 어쩔 수 없이’ 챙긴다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씨의 경우처럼 새내기 여성 직장인이나 인턴사원들은 초콜릿을 챙기지 않을 경우 자칫 동료애가 없는 사람으로 여겨질까 부담감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연차가 높지 않은 사회초년생들 위주로 ‘의리 초콜릿’을 준비하는 흐름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이모(28)씨는 “대놓고 초콜릿을 요구하는 상사 탓에 올해도 ‘의리 초코’를 준비한다. 상사가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며 대놓고 망신을 주는 경우도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준비하는데 ‘직장 갑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의리’가 왜 붙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갑질 초코가 더 어울릴 것”라고 말했다.


‘의리(기리) 초코’ 문화가 가장 먼저 도입된 일본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최근 일본에서는 인사치레 초콜릿 선물 폐지 움직임이 확산, 직장 내 ‘의리 초코릿 상납’ 문화가 생기자 이를 금지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초콜릿 회사인 ‘고디바’도 이에 동참하고 나섰다. 2017년 ‘고디바’는 ‘의리 초코(기리 초코)를 그만두자’는 광고를 싣으며 직장 내 ‘의리 초콜릿’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초콜릿을 돌리는 문화를 재고하자는 주장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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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금지령이 내려진 회사가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일본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일본법규정보’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100여명 중 약 70%가 ‘직장에서 초콜릿 돌리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좋다’며 ‘초콜릿 금지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황효원 기자 woni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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