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던 황교안, 뜻밖의 '朴변수' 위기 맞나
'박근혜 복심' 알려진 유영하, 황교안 직격탄…정우택 "황교안 친황계 원해, 친박은 굴레일 뿐"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자기를 법무부 장관으로, 국무총리로 발탁해준 분이 수감생활을 하고 있는데 수인번호도 모른다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돼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유일한 면회자'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향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변수로 떠올랐다.
앞서 유 변호사는 7일 TV조선 '시사쇼 이것이 정치다'에 출연해 이른바 '면회 거절설' '책상·의자 투입 거부 의혹' 등에 대해 설명했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께서 (황 전 총리의 만남 요구를) 거절했다. (거절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셨지만 이 자리에서 밝히진 않겠다"고 말했다. 유 변호사는 말을 아꼈지만 황 전 총리 입장에서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정당 경험이 일천한 황 전 총리가 한국당 전당대회 레이스에서 대세론을 형성하게 된 것은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이자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정치적인 상징효과와 무관하지 않다. 박 전 대통령 지지층의 폭넓은 우호 여론을 바탕으로 보수 진영의 차기 대선주자로 힘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황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특유의 원론적인 화법으로 대응했다. 박 전 대통령 지지 세력과 비판 세력을 두루 의식한 발언이다.
당내에서는 정치적인 과실은 따먹으면서 리스크는 부담하지 않으려는 태도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친박 당권 주자 중 한 명인 정우택 한국당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후보는 친황계를 원한다. 친박은 결국 그에게 굴레일 뿐"이라며 "(황 후보는) 정치인에게 필요한 헌신과 희생이 없다. 기회를 포착하는 타이밍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박근혜 복심'이라는 유 변호사의 위상을 고려할 때 그의 발언은 '친박(친박근혜계) 감별사' 논란을 촉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이 한국당 전대와 관련해 직접적인 얘기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속내가 어디에 있는 지를 가늠할 수는 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한국당 전대의 핵심적인 대치 전선이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는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정치적인 부담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하면서도 사면에 대해서는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7일 출마선언에서 이번 전대가 '친박 정당'의 굴레에서 벗어날 기회라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불행히도 대통령으로서 박근혜는 국민들과 당원들의 바람에 큰 실망을 안겨드린 게 사실"이라며 "박 전 대통령을 극복할 수 있어야 보수정치는 부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남아 있는 대구·경북(TK) 표심을 고려할 때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발언이다.
한국당 전대의 기운이 무르익을수록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관심의 초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TK 표심을 고려해 '박근혜 옹호론'에 무게를 싣는 후보가 많지만 오 전 시장처럼 '박근혜 극복론'으로 정치적인 승부수를 띄운 인물도 있다.
관심의 초점은 황 전 총리다. 판세가 나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일 수는 있지만 두루뭉술한 답변 태도는 감점으로 다가올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연차 내고 프로필에 '파업', "삼성 망한 듯"… 내...
유 변호사의 직격탄으로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경쟁 후보들이 황 전 총리의 약점을 물고 늘어질 것이란 관측도 이 때문이다. 특히 '황교안 때리기'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홍 전 대표가 TV토론회 등 전대 과정에서 공격 포인트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