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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답 안 나오는 '북핵협상' 왜 할까?

최종수정 2019.02.06 12:29 기사입력 2019.02.06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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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국경 장벽 등 논란 많은 대외 정책 강행
알고 보면 '거래 천재' 다운 치밀한 재선 전략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출처=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트럼트 대통령이 재선 도전에서 성공하려면 강력한 경제적 성과가 필요하다."


지난 4일자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사설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 도전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WSJ는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2%대에 그쳤던 경제성장률이 트럼프 대통령의 법인세 인하 등 규제 철폐 정책에 힘입어 3%대로 치솟았다며 사상 최저 실업률ㆍ대규모 임금 상승 등 긍정적인 경제적 성과를 얻어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WSJ는 "이러한 경제 발전은 트럼프가 서민 지지자들에게 한 주요 약속을 충족시키며, 그것을 유지하는 것이 그의 최우선 과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대중국 무역 갈등에서 높아진 관세 등에 대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에서 관세가 지렛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업들이 투자를 미루게 되며 실적 저조로 경제 침체의 원인이 된다"고 우려했다.


이 사설에서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듯, 임기 2년을 넘긴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말 대선을 1년 10개월 가량 앞둔 요즘 두 번째 임기를 위한 재선 전략에 열중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북핵 협상, 대중국 무역 전쟁 등을 강행하고 있다. 얼핏 "왜 저럴까"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자국 내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지만, 자세히 살펴 보면 '거래의 천재'답게 자신의 재선을 위한 치밀한 노림수들이다.


◇ 미ㆍ중 무역전쟁, 도대체 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본격화한 대중국 보복관세 부과 등 무역 갈등은 전세계의 경제를 침체시킨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미국 내에서도 수입 물가 상승에 따른 저소득층의 피해, 애플ㆍ캐터필라 등 주요 대기업들의 수출 시장 축소에 따른 실적 저하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많다. 그럼에도 트럼프가 대중국 무역 전쟁에 열중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트럼프의 당선 직후인 2016년 11월24일 보도한 논문을 보면 답이 나온다. 데이비드 오토 메사추세츠 공대 교수, 데이비드 돈 취리히대 교수, 고든 핸슨 UC 샌디에이고 교수 등은 논문에서 "중국으로부터 수입품이 크게 늘어난 지역일수록 트럼프가 많은 표를 받았다"며 "중국산 물품 수입률이 절반만 낮았더라면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2000년 대선 당시 조지 W.부시 공화당 후보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카운티(County)별 득표율을 분석한 결과 중국산 수입품의 시장 침투율이 1%포인트 늘어날 때마다 트럼프가 부시보다 2%포인트의 표를 더 얻었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났다.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달 31일 백악관에서 류허 중국 부총리와 만났다.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특히 노스캐릴라이나, 펜실베니아, 뉴햄프셔, 위스콘신, 미시간 등 경합주 지역들이 중국 수입품의 증가에 따른 트럼프 득표율 상승 효과가 높았다. 이에 WSJ는 "이들 지역에서 중국 수입품이 그렇게 많이 늘어나지 않았다면 얼마든지 선거 결과가 뒤바뀔 수 있었다"고 보도했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말 많고 탈 많은 대중국 무역전쟁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는 '집 토끼 지키기'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 대선때 경합주에서 자신을 지지해 준 유권자들, 즉 백인 중산층ㆍ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를 획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는 얘기다.


◇ 반이민정책, 백인 일자리 지키기


트럼프 대통령이 57억달러(한화 약 6조4000억원)을 들여 건설하겠다는 멕시코 국경 장벽도 '집 토끼 지키기' 전략이다. 반인권적, 비도덕적이라는 비판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멕시코 불법 이민자들 때문에 미국인 납세자들이 각종 세금을 연간 수천 달러 이상씩 더 내고 있다", "불법이민자들이 성폭행과 마약 범죄를 일삼아 범죄율이 치솟고 있다", "불법이민자들의 약 20%가 멕시코에서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다"등등 막말 수준의 반감을 고스란히 드러냈었다.


불법 이민자들이 미국인들이 꺼려하는 3D업종에서 대체재 역할을 하고 있어 결코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적으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범죄율도 통계적으로 볼 때 합법 거주자들에 비해 높지 않다는 반박도 무시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후9시(미국 동부 시간 기준) 실시한 신년 국정연설(연두교소)에서도 국경 장벽 건설을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2월22일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사상 최장 기간(35일간) 지속돼 직접적인 경제적 피해만 약 60억달러(한화 약6조7000억원)을 입었어도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멕시코 국경 장벽. 자료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 국경 장벽. 자료 사진. 출처=로이터 연합뉴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을 강행하려 하는 것도 재선 전략이다. 주요 지지기반인 미국의 중산층, 블루칼라들은 반이민 정서가 강하다. 특히 민주당 지지 기반인 흑인들의 경우도 히스패닉계 불법 이민자들에게 경비원이나 점원 등 일자리를 빼앗기고 있다는 불만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당시 "외국인 노동자의 유입은 평균 임금을 낮추고 무직률을 높이며, 빈곤층과 노동자, 이민자 계층 등이 높은 임금을 받는 걸 어렵게 만든다"면서 "9ㆍ11 비행기 납치범이나 보스턴 폭탄테러범 등 더 많은 범죄자들이 미국의 이민정책을 악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경이 없는 나라는 없다"며 "멕시코ㆍ미국간 1600km의 반영구적 장벽 건설 비용은 미국 납세자들이 불법 이민자들을 위해 부담하는 비용과 맞먹는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반이민 정책은 그동안 미국 사회에서 암암리에 퍼져왔지만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금기시됐던 것들이었다. 태생 자체가 영국ㆍ프랑스 등 유럽계 이민들로부터 시작한 '이민국가'였지만 어느새 미국인들 사이에서 높아진 반이민 정서를 정확히 짚어 내 '가려운 곳을 긁어 준' 것이 결국 그의 당선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었다.


◇북핵 협상, '미국인들끼리 잘 살자'


이달 말 예정된 2차 북ㆍ미 정상회담도 얼핏 보면 "답이 안 나오는 게임"인 것 같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소신인 '고립주의'ㆍ'미국우선주의'를 대입해 생각하면 바로 이해가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의 각종 문제에 대해 미국이 더 이상 간섭할 여력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 경찰의 지위는 내려놓고 미국인들부터 우선 잘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대부분의 미국 백인 유권자들도 "우리도 살기 어려운데 왜 남의 나라 내전까지 간섭해 피를 흘리냐"고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자수성가한 재벌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과 달리 미국의 군수 자본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 대외 군사 개입 관련 정책에서 눈치를 볼 필요가 없다. 이로 인해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선 심지어 트럼프 체제의 미국은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으로 미국을 직접 위협하지 않는 한 핵 문제를 봉합시킨 채 지역 안보는 한국, 일본에게 알아서 하도록 떠넘기고 주한미군 철수 등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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