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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D신고·종전선언 ‥美 '강온양면' 빅딜 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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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침공하지 않을 것" 체제 전복 관심 없다 강조
협상 실패시 비상계획 언급하며 비핵화 상응조치 기대감 키워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위한 북ㆍ미 간 접촉이 사실상 최종 협상 카드를 주고받은 움직임을 보이는 등 급물살을 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며 종전선언을 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사실이 전해지고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까지 나오며 향후 북ㆍ미 간 평화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미국이 핵 시설와 대량살상무기(WMD) 신고를 언급해 자신들의 희망을 밝히고 북한에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할 수 있음을 알린 만큼 북ㆍ미가 비핵화는 물론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맞물려 이른바 '빅 딜'을 성사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 발언은 여러 가지로 의미심장하다. 그는 이날 강연에서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로 이어지는 상승 조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비건 대표는 또 "우리는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밝혀 확실한 보장 카드를 내세웠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강연을 위해 걸어들어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31일(현지시간)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센터 강연을 위해 걸어들어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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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대표는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뛰어넘어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 체제가 이뤄질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덧붙였다. 남북이 원하는 최상의 카드를 선보인 것에 다름없는 발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에 보내는 최종적인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미 국무부는 이날 비건 대표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하기 위해 오는 3일 서울로 출장을 간다고 공식 발표했다. 비건 대표가 북측 카운터파트와 후속 회담들을 하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목표를 진전시킬 후속 조치 외에 북ㆍ미 정상이 지난해 6월12일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모든 약속에 대한 추가 진전을 이뤄내기 위한 조치들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외교부도 비건 대표와 이 본부장이 만나 북ㆍ미 후속 실무 협상 협의를 할 것이라며 실무 협상이 예정됐음을 사실상 알렸다.

비건 대표도 이날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가 자신의 카운터파트임을 공식 확인하며 다음 주 초 북ㆍ미 실무 협상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 및 상응 조치 등을 포함, 세부 조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의 입에서 새로운 북측 카운터파트가 김 전 대사라고 공식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건 대표가 이날 강연에서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해 대량파괴무기(WMD) 및 미사일의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포괄적 신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점은 이번 북ㆍ미 실무 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최종 입장이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비건 대표는 "비핵화 과정이 최종적으로 되기 전에 우리는 (북한의) 포괄적인 신고를 통해 북한의 WMD와 미사일 프로그램의 전체 범위에 대해 완전히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의 4차 방북 당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 및 파기를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핵 포기에 대한 북한 최고 지도자의 의지와 진정성을 미국 측이 인정했다는 신호로도 인식된다.


아울러 이번 북ㆍ미 간 협상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파괴 등 '스몰 딜'에 그칠 것이라는 세간의 우려와 달리 '빅 딜'이 이뤄질 가능성을 남긴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가 언급한 핵ㆍ미사일 시설들에 대한 사찰과 핵분열성 물질과 무기, 미사일, 발사대 및 다른 WMD 재고에 대한 제거 및 파괴는 빅 딜이 이뤄져야 가능한 상황이다. 협상을 앞두고 고위급 회담과 스웨덴 실무 회담을 통해 양측이 어느 정도 교감이 이뤄진 구체적인 논의의 판을 깨기보다는 대화 동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도 지난달 31일 기자들과 만나 "오랜 기간 영변이 북한의 모든 핵 프로그램의 기본이자 중심이었기 때문에 이를 폐기하는 것은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아주 중요한 진전이라고 한국과 미국은 공통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빅 딜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과 미국이 최근 제2차 정상회담과 비핵화 및 상응 조치 등 여러 사안에 관한 협의를 진행해오면서 공통적인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으며, 앞으로 한 달 사이에 남북, 북ㆍ미 관계를 비롯한 한반도의 운명이 결정적인 시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건 대표는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북한의 체제 전복에는 관심이 없다는 점도 언급했지만 경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북한과 외교적 과정에서 실패할 경우에 대비한 컨틴전시(비상계획)을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협상 실패 시를 가정한 최후 통첩이다.


비건 대표는 북한에 희망도 제시하며 당근이 준비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 쪽에서는 양측에 신뢰를 가져다줄 많은 행동을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이와 관련, 그는 다음 주 북측 카운터파트와의 실무 협상에서 북한이 농축 시설 등을 해체하는 대가로 어떠한 상응 조치를 원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비핵화하기만 한다면 미국은 북한 및 다른 나라들과 함께 대북 투자를 동원하기 위한 최상의 방안을 탐색해나갈 준비가 돼 있다"며 비핵화 시 경제 발전 지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조성렬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현 단계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능력에 대한 개략적인 파악이 필요하다"면서 "결국 포괄적 신고는 완전한 비핵화로 가는 징검다리로서의 성격을 지닌다"고 말했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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