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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안보 기본 저버린 아베의 착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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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해군이 배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해군은 엄연히 항공기를 운용한다. 해군 전투기 조종사들의 활약상은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 건'에서 잘 드러난다. 항공모함에서 이착륙하고 바다 위에서 비행하는 해군 조종사들은 비행장에서 이착륙하는 공군 조종사들을 한 수 아래로 비하할 정도다.


항공모함이 없는 우리 해군도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다. 해상을 감시하려는 이유도 있지만 한반도 삼면을 둘러싼 수면 아래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바다 밑에서 은밀하게 기동하는 잠수함을 포착하기 위해서는 함정만으로는 무리가 있다. 깊은 바닷속에 숨어있는 적의 잠수함을 포착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망망대해에서 잠수함을 찾는 것은 모래 속에서 바늘 찾기다. 그래서 등장한 게 대잠초계기다.

중국이 항공모함을 도입한 데 이어 일본의 수송함 항모전환 가능성이 커지며 동북아 지역의 해군력 경쟁이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있는 것 같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잠수함 전략이다. 항모의 이동은 사전에 파악할 수 있지만 잠수함은 사정이 다르다. 미국을 제외하고도 중국, 러시아는 물론 북한조차 상당한 잠수함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 해군도 지난해 9월 첫 3000t급 차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 진수식을 열었다. 향후 핵잠수함으로 갈 수 있는 첫 단추가 끼워졌지만 역내 잠수함 경쟁은 이미 불붙고 있다. 잠수함 선진국인 러시아는 논외로 쳐도 중국이 보유한 잠수함 70여척 중 핵잠수함만 15척이다. 이 중 12척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돼있다.


북한 잠수함도 역내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북한 잠수함은 성능은 뒤져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잠수함 자체가 비대칭 전력인 만큼 북한은 이를 통해 부족한 군사력을 만회하려 해왔다. 북한이 시험에 성공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MBL)에 전 세계가 놀란 것은 충분한 이유가 있다. 북ㆍ미 간 비핵화 협상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폐기된다면 북한은 더욱 잠수함에 주력할 가능성이 있다. 잠수함이 은밀히 적의 해안으로 침투해 SMBL을 발사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 해군의 대잠초계기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나 일본은 더 그렇다. 일본 국토 면적은 약 37만8000㎢다. 독일 베트남과 비슷하다. 땅덩이 크기는 전 세계 중 60위에 그치지만 바다를 합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배타적경계수역(EEZ)을 포함한 일본의 영토는 약 485만㎢로 세계 9위다. 그만큼 경계해야 할 바다가 넓다는 의미이다.


이 넓은 바다를 관찰하기에는 함정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일본 해군은 초계기에 공을 들인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해상 자위대가 보유한 초계기는 73대에 이른다. 전 세계에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초계기를 보유하고 있다. 그것도 상당수가 최신형이다. 우리 해군의 초계기 보유 대수 16대와 비교된다.


초계기 보유 대수가 많아도 일본 해군은 중국, 러시아, 북한의 잠수함을 추적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한다. 그런데 일본 해군 초계기는 엉뚱하게 한국 해군 함정을 감시하겠다고 나섰다. 자위대 초계기가 우리 함정을 위협하는 동안 중국, 러시아, 북한의 잠수함이 일본 해상을 들락거릴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걸까. 이쯤되면 심각한 임무 착각이자 업무 태만이다.


한일 해군 간의 공방을 이용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추락했던 지지율을 50%대로 다시 끌어올렸다. 일본 자위대에 심각하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정권 유지를 위한 시녀인가. 아베 총리에게도 묻겠다. 국가 방위가 먼저인가 집권이 먼저인가.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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