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수가 없다' 초조해진 기업들 노딜 시 "철수·생산 중단" 배수진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임박해지면서 영국 내 기업들이 '노 딜(No Deal) 브렉시트'시 철수 또는 생산 중단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톰 엔더스 에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브렉시트가 영국의 항공우주산업을 파괴하고 있다"며 "만약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한다면 에어버스는 영국에 해가 되는 결정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2년 이상이 지났지만 여전히 브렉시트의 진로는 불안하다"며 "이는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이어 "항공우주산업이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움직이는 만큼 당장 영국 내 공장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노 딜 시 미래의 투자를 재조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에어버스 항공기를 제작하기 위해 영국 대신 갈 곳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 정부에 질서 있는 브렉시트를 위한 실용적인 합의를 추진할 것을 당부했다.

에어버스는 영국 내에서 1만4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으며, 협력업체 등을 포함하면 11만명의 고용을 창출하고 있다. 에어버스의 연간 매출액은 60억 파운드(약 8조8200억원)에 달하며 영국 세수에도 연간 17억 파운드(약 2조5000억원) 기여하고 있다.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인 재규어랜드로버도 이날 "브렉시트 혼란 때문에 오는 4월 8일부터 한 주간 영국 내 3개 공장을 중단할 계획"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앞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가 감소하자 지난해 10월 솔리헐 공장의 생산을 2주간 중단한 바 있다. 아울러 전체 4만명 규모인 영국 내 고용인력의 8분의 1인 5000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에어버스와 재규어랜드로버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으로 EU경제와 경영 환경이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영국 토종 가전업체 다이슨은 본사를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옮기겠다고 밝혔고, 일본 소니는 유럽 본부를 영국 런던에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으로 옮기기로 했다.

영국 해운회사 P&O는 EU의 세금 혜택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영국해협을 운항하는 자사의 모든 선박의 선적을 영국에서 키프로스로 변경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