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하고 싶다." 다음 달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일본이 또 다시 '재팬패싱(일본소외)' 우려에 휩싸이고 있다. 한동안 교착상태였던 북한의 비핵화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되자, 일본은 한반도 대화국면에서 배제되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기대는 모습이다.
NHK방송 등에 따르면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WEFㆍ다보스포럼) 참석차 스위스 다보스를 방문 중인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3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대한 미국과 일본의 입장은 일치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로 대화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 국회개회,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등을 감안할 때 정상회담은 어렵다"면서도 북·미 정상회담 전 전화회담을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강조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다음 만남을 앞두고 미국이 어둠 속에 일본만 남겨둔 채 가버릴까 걱정하고 있다"며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비핵화 협상에서 자신을 핵심일원으로 삼아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 직전 아베 총리가 미국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에게 납치문제를 의제로 포함해달라고 요청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북·미 회담 성사과정에서 지난해 남·북회담, 북·중회담이 수차례 이뤄졌던 것과 달리 아베 총리는 아직까지도 김 위원장과 만남을 갖지 못했다. 작년 한반도 대화국면에서 나홀로 '압박 강화'를 강조하다 외톨이가 됐던 아베 총리로선 또 다시 재팬패싱 논란이 일 경우 오는 4월 이후 예정된 지방선거와 참의원선거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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