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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에 '유휴자산' 정리하라지만…기초체력 약화 우려도

최종수정 2019.01.22 11:15 기사입력 2019.01.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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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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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사모펀드(PEF) KCGI가 한진그룹 경영 개선을 위해 유휴 자산 매각을 요구한 것과 관련해 재계에서 기업의 잠재적인 미래 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가 주주권 행사를 이유로 자산 매각을 요구, 기업의 자율 경영이 흔들릴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한진그룹의 신뢰 회복을 위한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을 통해 경영 개선을 위한 유휴자산 매각 및 비 핵심 사업군 정리를 요구했다. 한진그룹의 신용등급을 BBB0에서 A-로 높이자는 의도에서다.
KCGI는 매각 대상 유휴자산 및 비핵심 사업으로 송현동 부지(서울시 종로구), 율도 부지(인천시 서구), 정석비행장(제주도 서귀포시), 제동목장(제주도 제주시ㆍ서귀포시 일원), 제주민속촌(제주도 서귀포시), 칼호텔네트워크 소유 호텔(제주 3곳, 인천 1곳), 미국 소재 호텔(LA월셔그랜드호텔, 와이키키리조트) 등을 지목했다.

하지만 재계와 항공업계에선 KCGI가 꼽은 매각 대상 자산 중에선 당장의 수익은 크지 않지만 사업 영위에 필수적인 자산도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유 비축기지로 사용하고 있는 율도 부지(인천시 서구 원창동 382-1)가 대표적이다. KCGI는 이 부지의 가치를 3000억원대로 추산하면서 "공장부지인데, 현재 비축창고로 사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 후 차입금 상환에 사용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진단했다.
KCGI의 설명과 달리 율도 부지는 대한항공의 항공유 비축기지로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율도 부지에 최대 85만 배럴 까지 항공유를 비축할 수 있다. 대한항공은 2013년 유동성 위기 당시에도 율도 부지의 세일 앤드 리스백(Sale & Leaseback)을 검토했으나 철회하기도 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항공사는 비상상황에 대비해 한달간의 비축유는 물론 국제유가가 떨어질 때마다 항공유를 사면서 30%정도는 헤지수단을 활용하고 있다"며 "KCGI가 연료비에 대한 20% 안팎의 헤지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비축기지를 매각하자는 건 다소 자가당착적"이라고 말했다.

공시지가 기준 920억원으로 평가된 정석비행장(제주도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3839일원)도 마찬가지다. 정석비행장은 현재 대한항공 소속 조종사는 물론 한국항공대학교 비행교육원 교육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ㆍ훈련 공간이다. 국내에 둘 뿐인 제트기 전환 훈련장이 위치한 곳이다.

잠재적 미래가치가 당장 매각 하는 것 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되는 자산들도 많다. 송현동 부지(서울 종로구 송현동 48-9)는 대한항공이 2008년 취득한 이래 7성급 한옥호텔 등을 건립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 상 상대정화구역에 해당돼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KCGI는 송현동 부지의 가격이 530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부지도 2015년 관광진흥법 개정(상대정화구역 내 호텔건립 가능)으로 빗장이 일부 해제된 만큼 상황이 개선되면 부지 개발로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LA월셔그랜드호텔의 경우 사업비가 1조6000억원 이상 투입된 데다 개관 2년째로 사업성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항공산업은 단순히 단기간의 손익개념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업종 중 하나"라며 "사모펀드를 비롯 주요주주들이 단기 수익성으로만 경영에 접근할 경우 자칫 기업의 기초체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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