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3가, 왕십리 등 서울 지하철역 4곳서 스크린도어 재설치
신년모임·회식 마친 이들, 지하철 난간에 기대고 안전선 이탈
안전선 지켜달라는 역무원에 "당신이 뭔데 나를 막냐"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지난 9일 밤 11시, 서울 지하철 3호선 을지로3가역 승강장, 지하철 안전 스크린도어 재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스크린 도어가 빈 공간으로 철로가 훤히 들여다 보인다. 저녁 회식, 신년 모임을 마치고 귀갓길에 오른 오른 승객들이 지하철 플랫폼에서 비틀대며 걷고 있다. 술에 취한 승객들은 지하철 플랫폼에 설치된 난간을 붙잡거나 기대는 등 위험천만한 광경도 펼쳐진다. 지하철 2~3량 마다 한명씩 안전요원 10여명이 배치됐다. 승객들이 선로에 가깝게 접근하자 안전요원들이 경고음을 내며 경광봉을 흔들었다.그제서야 승객들은 안전선 뒤로 뒷걸음질 쳤다.
또 다른 안전요원 박모(62)씨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된지 10년이 지나다보니 승객들이 지하철 승강장에서의 안전에 둔감해진 듯 하다"며 "승객들이 안전에 대해 보다 유의해줬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는 을지로3가역(3호선), 왕십리역(5호선), 군자역(5호선), 성수역(2호선) 등 지하철 4곳에서 지하철 스크린도어 재설치 공사를 진행 중이다.
같은날 밤 지하철5호선 왕십리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안전선을 넘어선 승객들이 경고음에 부리나케 돌아섰다. 승객 정희영(34)씨는 "스크린도어가 휑하니 비어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스크린도어 재설치를 인지하지 못한 승객들은 자칫 실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스크린도어 설치 이전 연간 100여명에 이르렀던 지하철 투신 사망사고도 계기가 됐다. 투신 사망사고도 문제였지만 이를 목격한기관사들의 정신적 고통이 컸고 2003년부터 2013년 동안 승무원 7명이 공황장애를 호소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서울 지하철역 280여개에 스크린도어 설치가 완료된 상태다. 서울교통공사는 스크린도어 정비 공사 중 외주업체 직원이 사망한 구의역 사고 매년 수백원의 예산을 들여 노후 스크린도어 재설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광화문, 종로3가, 성수역 등에서 노후 스크린도어를 교체하는 작업이 이뤄졌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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