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인구분산 위한 계획지구 ‘50년 콘셉트플랜’ 결정판… 1년간 설계연구 끝 모든 병실서 자연통풍·채광·조경 조망

▲ 싱가포르 병원은 '자연치유'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각 병실마다 녹지공간을 마련했다. 총 158개의 조경공간은 모두 모양이 달라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으로 꼽힌다.

▲ 싱가포르 병원은 '자연치유'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각 병실마다 녹지공간을 마련했다. 총 158개의 조경공간은 모두 모양이 달라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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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시아경제 권재희 기자] 싱가포르 서남쪽에 위치한 주롱지역. 이 지역은 다운타운을 중심으로 몰린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계획적으로 개발한 곳이다. 땅이 한정돼있는 도시국가인 싱가포르는 국토균형개발이 최우선과제로 꼽힌다. 이를 위해 정부는 이미 50여년 전 부터 콘셉트플랜을 세워놓고 주롱지역에 정부기관을 이전하거나 병원, 학교, 쇼핑몰 등을 신설해왔다. GS건설이 지은 응텡퐁 종합병원 역시 이러한 배경에서 탄생했다.


응텡퐁 종합병원은 연면적 23만7190㎡에 지하 2층~지상 최고 16층, 병원 건물 3개동, 총 1100병상 규모다. 싱가포르에서 가장 큰 규모인 1500병상을 가지고 있는 싱가포르 종합병원과 타톡셍 병원이 오랜 기간 증축을 통해 완공된 점을 감안해 볼 때 단일공사로는 싱가포르 최대 규모다. 지난 2012년 5월 GS건설이 약 6000억원에 단독 수주했다.

큰 규모만큼이나 공사는 쉽지 않았다. 파일 및 지반공사 완료 후 축구장 7.5배에 달하는 5만3842㎡의 대규모 현장에 투입된 인력은 일 최대 3500여명에 달했다. 골조공사시 투입된 콘크리트 타설도 레미콘 차량 2000대 물량인 1만2000㎥ 가량이었다.


35개월의 사투 끝에 완공된 응텡퐁 종합병원은 외관부터 보통 병원과 달리 독특하다. 정원석 GS건설 부장은 "현지인들 역시 '호텔'이나 '콘도'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보통 병원과는 다른 독특한 외관에 혈세를 낭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미적 기준에 맞춰 설계된 게 디자인이 아니다. 싱가포르 병원의 치료법인 '자연치유'를 위해 최적화된 시스템을 위해 고안된 디자인이다. 정 부장은 "싱가포르는 일년 내내 덥고 습한 날씨인데도 병원 내 병실에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다"면서 "이는 자연치유를 중요시하는 싱가포르식 치료법인데 이 때문에 모든 병실에서 자연통풍과 채광을 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응텡퐁 종합병원은 각 병실내 환자 침대마다 배치된 창문 밖으로 조경공간이 제공돼 푸른 녹지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또 건물 곳곳에 조경 화단을 배치해 환자들의 자연치유능력을 극대화 할 수 있도록 지어졌다. 이는 미국 HOK사에서 기본 디자인을 완성하고 호주의 스튜디오505(Studio 505)에서 입면 디자인을 진행했다.


이러한 독특한 디자인은 설계단계에서부터 태양의 각도와 방향을 1년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나오게 됐다. 환자들의 치유에 초점을 맞춰 병실의 향과 최적의 일광을 위한 설계 콘셉트로 결정한 것이다. 선풍기 팬 모양의 유선형 차양은 병실로 들어오는 태양광을 1차적으로 차단하고, 각 창문의 수평 루버 각도 조절을 통해 태양광으로부터 2차 보호가 가능하도록 했다. 각 병실 외부에 구성된 녹지 역시 녹색식물이 환자의 눈부심을 최소화하도록 치밀하게 설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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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발생하는 설계변경도 많았다. 정 부장은 "전체 공정의 70~80%정도가 완성됐을 때 주 이용객인 의사와 간호사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설계변경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진료과목에 따라 수술실의 위치며 병실, 환자의 동선체크 등 사소한 것까지 다 고객맞춤형으로 시공했다"고 말했다.


응텡퐁 종합병원은 전시 및 비상시에도 의료시술이 가능하도록 고도의 방호시설을 갖춘 특수시설이다. 이러한 특수시설은 공사 역시 까다롭지만 철저한 품질관리도 요구한다. 싱가포르 건설부(BCA)와 같은 정부기관이 직접 설계, 시공, 테스트까지 관여해 구간별로 승인을 거쳐 공사를 진행하는 등 정밀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야 했다. 정 부장은 "구간별 정밀 테스트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사전에 전문 컨설턴트와 함께 점검하는 등 설계 후 완공되기 까지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권재희 기자 jayful@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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