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화재 참사' 제천 찾아 유가족 위로…사고수습·정부대책 약속
현장 소방대원·자원봉사자 격려…장례절차 등 챙겨
병원 찾아 유가족들 만나…"황망한 일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후 충북 제천시 제천서울병원에서 전날 발생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피해자 유가족들을 만난 후 이동하며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제천=이관주 기자] “부상자 상태는 어떻습니까? 돌아가신 분들 장례절차는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오후 충북 제천시 하소동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을 찾아 소방당국으로부터 전날 발생한 대형 참사의 피해 상황을 보고 받고 이 같이 물으며 후속 대책에 만전을 기하라고 당부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재 시내 병원에 나눠 빈소가 차려졌다”며 “유가족들과 논의를 해서 화재 사고 희생자들의 합동분향소를 제천체육관에 설치하기로 했다. 사회적으로 관심도 많고 유가족 의견도 수렴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3시50분께 발생한 이번 화재로 29명이 사망하고 29명이 다쳤다. 이는 2008년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40명 사망) 화재 이후 9년 만에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화재 참사다.
이날 찾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현장에는 전날 화마가 삼킨 흔적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인근 바닥에는 화재로 인해 깨진 유리 조각들이 널려있고 골목 전체에는 순식간에 불타버린 외장재의 탄 냄새가 가득했다.
문 대통령은 화재 건물 내부에서 조사를 펼치고 있던 국립과학수사연구원(NFS) 관계자들에게 "고생 많으십니다"라며 격려했다. 이어 현장에서 '밥차'를 운영 중인 자원봉사자들에게 다가가 악수를 건네며 "감사합니다. 고생하십니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상자들이 입원해 있는 제천서울병원을 찾아 화재 사고 희생자들의 유가족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이 앉아 있는 테이블을 돌며 손을 잡고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을 만난 유가족들은 "(수사) 결과 좀 알려달라"며 흐느꼈다. 일부 유가족들은 "초기대응만 잘했어도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지는 않았을 겁니다", "죽여 놓고 오면 뭘 합니까"라고 외치며 정부 대응을 질타했다. 한 중년 여성은 문 대통령을 잡고 오열하기도 했다.
이번 화재로 모친을 잃은 한 남성은 창백한 얼굴로 문 대통령과 마주했다. 그는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통유리에 갇혀 나올 수가 없으셨던 것 같다"며 흐느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의 손을 잡으며 "황망한 일이 벌어졌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다른 유가족은 "우리나라 사회 안전망이 이렇게 밖에 안 된다니 좌절감만 느낀다"며 "각층에 소방관이 진압을 했더라면 피해가 더 크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유가족은 문 대통령의 화재 원인과 대피에 힘들었던 원인을 규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소방당국의 대처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한 유가족은 문 대통령에게 "세월호 이후에는 좀 나아지는가 했는데 우리나라 안전시스템 나아진게 뭡니까"라며 "(화재 진압시) 2층 통유리를 깼으면 사람들이 많이 살았을텐데 유리를 깨지 못하고 밖에서 물만 뿌린 것 아닌가"라고 따져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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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유가족 "제가 화재가 났다는 이야기를 듣고 곧바로 119에 신고를 했다"며 "소방차가 오후 4시에 출동을 했는데, (건물외벽) 통유리를 오후 5시30분에 깼다는 게 말이 됩니까"라며 "사우나에 있던 사람들이 락커에 가서 옷까지 갈아입고 구조만 기다리다 죽었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의 말을 경청하고 범정부차원의 대책과 사고 수습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제천서울병원에 이어 희생자들이 안치된 제일장례식장, 세종장례식장, 보궁장례시장 등을 찾아 부상자들을 살피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제천=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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