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대비 절반 불과한 요금제
도매대가 10%P 인하 기대했지만
0~3.3%P 인하 그쳐 팔수록 손해
알뜰폰 경쟁 활성화 힘들어질듯

“팔수록 손해”…CJ헬로, ‘10GB 3.3만 요금제’ 출시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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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 알뜰폰 업체 CJ헬로가 자사의 주력 상품인 '3.3 요금제'를 내년부터 팔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게 됐기 때문이다. 3.3 요금제는 월 3만3000원에 데이터 10기가바이트(GB)를 주는 획기적 상품이다. 이동통신사 요금제 절반 값에 불과하다.

22일 CJ헬로에 따르면 지난달 정부와 SK텔레콤 간 도매대가 협상 결과에 따라 이 회사가 운영하는 월 3만3000원짜리 요금제의 도매대가는 3만2945원으로 결정됐다. 도매대가란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의 망을 빌려 쓰고 내는 이용료다. SK텔레콤이 기준을 마련하면 KT, LG유플러스 등이 이에 맞춰 가격을 설정한다.


즉 CJ헬로는 가입자를 한 명 유치해서 매달 3만3000원을 받으면, 이통사에 3만2945원을 망 사용료로 줘야 한다. 가입자 1명 당 55원 남는 꼴인데, 판촉비ㆍ유통망 장려금 등을 더하면 사실상 가입자가 늘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다.

CJ헬로가 이런 상품을 팔아온 것은 믿는 구석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매대가가 10%P 인하될 것이라 상정한 것이다. CJ헬로는 지난 8월에는 월 2만원대에 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까지 선보였다. 앞서 현 정부의 인수위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가계통신비 인하 공약으로 도매대가 10%P 인하를 약속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인하폭은 평균 7.2%P로 결정됐다. 이는 전체 요금제 기준으로, 10GB 이상 요금제만 따지면 전년 대비 0~3.3%P 인하에 그친다. CJ헬로 관계자는 "3.3 요금제는 우선 이달 말까지 운영하는 것으로 정부에 약관 신고가 돼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내년에는 이 요금제를 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상황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가입자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통사와 이를 빼앗으려는 알뜰폰 업체간 힘겨루기에서 이통사가 완승을 거둔 것이다. 특히 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이통3사 모두 가장 중요시 여기는 판매 구간이다. 이통사로서는 어떻게 해서든 이 구간대의 도매대가 인하폭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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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입장에선 뼈아픈 대목이다. 알뜰폰이 가입자 기반을 2G, 3G나 선불폰을 사용하는 중장년층에서 젊은층으로 확대하려면 10GB 요금제 활성화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3.3 요금제는 이런 맥락에서 매우 중요한 전략 상품이다.


현재 10GB 요금제를 중점적으로 출시하는 알뜰폰 업체는 SK텔링크ㆍKT엠모바일ㆍ미디어로그 등 이통3사의 알뜰폰 자회사와 CJ헬로뿐이다. CJ헬로가 3.3 요금제를 포기하게 될 경우 알뜰폰 업계는 모회사의 지원을 받는 이통3사 알뜰폰 자회사와 2Gㆍ3G에 집중하는 영세업체만 남게 될 전망이다. 결국 정부가 알뜰폰을 통해 기대했던 경쟁 활성화와 통신비 인하 효과는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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