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남태평양 '트럭섬' 조선인 위안부 26명 명부·사진 최초 공식 확인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많은 조선인들이 기지건설 등을 위해 강제 동원됐던 남태평양의 '트럭섬'에 조선인 위안부가 끌려간 사실이 처음으로 공식 확인됐다.
서울시와 서울대인권센터 정진성교수연구팀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에 보관돼 있는 자료를 발굴, 조사·분석 과정을 거쳐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고 11일 발표했다.
시는 당시 미군이 작성한 전투일지, 조선인 위안부들이 귀환 당시 탑승했던 호위함 이키노 호의 승선명부, 귀환 당시 사진자료, 일본인과 조선인들의 귀환에 대해 다룬 뉴욕타임즈 기사 등 자료를 발굴하고 비교·검토해 조선인 위안부 26명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에 공식적으로 등록된 239명의 위안부 피해자 중 ‘트럭섬’으로 끌려갔다고 밝힌 유일한 증언자인 고(故) 이복순 할머니로 추정되는 인물을 발견, 당시 작성됐던 제적등본을 일일이 추적하고 가족 등 주변인들에 대한 확인을 거쳐 이 인물이 이복순 할머니와 동일인임을 확인했다.
이와 별도로, 시와 서울대 연구팀은 생전 위안부 피해사실을 고백했지만 위안부 피해자로 정부에 등록하기도 전에 숨을 거둔 고(故) 하복향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임을 증명해내 묻힐 뻔했던 피해사실에 대해 역사적 기록으로 남길 수 있게 됐다. 2001년 숨을 거둔 지 16년 만으로, 본인의 증언이 아닌 사료를 통해 피해사실을 증명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연구팀은 필리핀으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의 포로 심문카드 33개를 확보해 사진, 생일날짜, 주소지, 손가락 지문 등을 토대로 역추적하고 지문 일치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음을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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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정부에 공식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는 239명이지만 하복향 할머니 같이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아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는 피해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 발굴된 자료를 정리·분석해 위안부 피해에 관한 적극적이고 체계적인 실태 파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엄규숙 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아직 갈 길이 먼 만큼, 서울시는 지속적으로 꾸준한 자료 조사, 발굴, 분석을 통해 역사를 증명할 수 있는 기록물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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