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CEO선임 메스 든 당국, '新官治' 논란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 선임과정에 메스를 들어 논란이 예상된다.
금융권에선 투명성을 근거로 당국이 민간기업의 CEO 선임 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신관치(官治)나 다름없다는 입장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금융지주(그룹)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금융그룹 감독 혁신단'을 출범시켰다. 혁신단은 금융그룹 통합감독 관련 정책 수립을 담당하는 '감독제도팀'과 금융그룹의 지배구조 제도 개선을 맡은 '지배구조팀'으로 구성된다.
금융권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지배구조팀의 역할과 권한이다. 지배구조팀이 CEO 승계와 밀접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 마련 뿐만 아니라 CEO 선임과정에 대한 공정성 여부 실태점검까지 하는 등 옥상옥 권력을 거머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같은 징후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최근 "금융지주 CEO 스스로 자신과 가까운 분들로 이사회를 구성해 본인의 연임을 유리하게 짠다는 논란이 있다"고 비판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도 "금융지주사의 경영권 승계 프로그램이 허술한 것 같다"고 맞장구를 쳤다. '셀프연임'에 대한 경고이자, 일종의 가이드라인인 셈이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미 지배구조에 대한 투명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KB금융, 신한금융, 하나금융 등 국내 3대 금융지주회사는 모두 '지배구조 연차보고서'를 통해 회장 승계계획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승계계획에는 회장 자격요건, 승계 과정, 후보자 추천절차는 물론 관리하는 후보군까지 포함됐다.
아울러 회장을 추천하는 회장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등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역시 회장이 마음대로 뽑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외이사추천위원회는 과반수 이상이 사외이사로 구성됐다.
특히 KB금융은 금융업계 최초로 모든 주주에게 사외이사 후보를 제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마련, 매년 주주로부터 예비후보를 추천받고 있다. 여기에 투명성과 사외이사의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추천자도 명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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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KB금융은 공개 보고서를 통해 최영휘 이사회 의장은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ㆍ외부 전문기관, 이병남 사외이사는 경제개혁연대, 김유니스경희 사외이사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현재 청와대 정책실장), 박재하 사외이사는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이 각각 추천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위해 제도 개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민간 금융사의 지배구조를 손 본다는 것은 권한을 남용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지배구조는 주주 권리 차원에서 살펴야 하는데 감독 측면으로 접근하다 보면 정부의 입김이 세지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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