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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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자신이 자살하면 홀로 남을 딸의 장래가 불행해질 것을 걱정해 4살 딸을 살해한 30대 가장이 항소심에서 감형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김인겸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모(36)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 6월14일 오후 딸 A(4)양을 경기도 양평군 원덕리에 있는 굴다리 밑으로 끌고 가 차안에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임씨는 범행 당일 오전 전화로 아내가 병원에서 자궁선근종 진단을 받아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듣고도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내보다는 수술비 마련을 걱정해 아내와 다퉜다.

이후 임씨는 전화와 문자로 아내에게 용서를 빌었지만 무시당하자 가정불화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친딸을 죽인 후 자살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임씨는 목을 매려고 준비했던 허리띠의 버클이 풀어져 자살에 실패하자 곧바로 경찰에 자수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임씨에게 3번이나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을 했지만 숨을 쉬지 못하는 고통 속에서 아무런 이유도 모른 채 아버지 손에 죽어갔다"며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2심 재판부 역시 "자신이 죽거나 이혼하면 딸이 행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일방적인 판단으로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다"고 지적했지만 임씨가 범행에 이르기 전까지 경제적인 어려움에도 미숙아로 태어난 딸의 병원비를 수년간 부담하는 등 정성껏 양육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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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임씨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아내도 수술을 받아야 할 상황에 처하자 수술비 문제로 부부싸움을 하게 됐고, 아내가 이혼을 암시하자 가정이 파탄날 것이 두려워 자살을 결심한 것"이라며 "자살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부재로 딸의 장래가 불행해질 것을 걱정한 나머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임씨는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사랑하던 친딸의 목숨을 앗아간 것에 대해 죄책감과 회환을 느끼고 남은 인생 또한 씻기 어려운 죄책감 속에 살아갈 것으로 보인다"며 "아내와 장인, 장모, 직장 동료들도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다"고 감형 사유를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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