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양국 FTA 현안에 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오른쪽)과 참석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양국 FTA 현안에 대해 의견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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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31일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쌀은 손대는 순간 그건 끝이다"라는 거침없이 발언을 내뱉어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미 주도권을 뺏긴 상황에서 '강대강(强對强) 전략'은 한미 공조에 불안정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기 확신이 강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려 하거나 가르치는 것은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 이를 유념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김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한미 FTA와 관련한 어떤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국민의당 손금주 의원의 질문에 "무역적자를 줄일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이 자동차나 철강 등 구체적 품목과 관련한 요구를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 정보에 의하면 구체적으로 거기까지 언급할 가능성은 (작다)"고 답했다.

특히 손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 시 미국산 쌀 쿼터 확대 요구 등을 할 것이라는 농축산업계의 우려가 있는데 쌀이나 농산물에 대한 재협상을 할 것이냐"고 묻자 김 본부장은 "쌀은 지난번에도 안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안 한다"며 "쌀은 손대는 순간 그건 끝이다"며 관련 협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정공법보다는 허를 찌르는 치밀한 전략과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최원목 이대법학대학원 교수는 "한미 FTA 개정 협상으로 표면화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전방위적 통상압박을 원활하게 대응하지 못한다면 한국경제는 단번에 휘청거릴 수도 있다"며 "안보와 통상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저울질 할 미국에 이원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보다는 우리의 요구사항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 미국이 제안하는 것에는 분명한 대가가 따른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기 보다는 지혜롭게 대처하는 전략과 전술이 필요하다"며 "협력과 협상의 전체적인 그림에서 한미 FTA 재협상이나 수입제한조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허 원장은 "통상과 외교 안보는 분리돼야 한다는 당위론이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며 "단순히 통상만 떼어놓고 여기서 미국과 균형을 맞추려 한다면 수세에 몰리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 안보, 통상이라는 큰 맥락에서 우리의 목표를 설정하고 던질 건 던지고 받을 건 받는 전략과 전술을 펼쳐야한다는 설명이다. 다만 합리적이고 우리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통상교섭본부가 주무부처로서 여러 부처ㆍ부서와 소통이 잘되고 리딩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 그게 큰 난맥이라고 지적했다. 통상 부분만 싱글아웃해 독립해서는 혼란을 겪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안덕근 서울대국제대학원 교수도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이전 두 차례 정상회담과 달리 통상 이슈가 주된 화두로 부상할 수도 있다"며 "이 경우 한미 FTA 개정 협상이 큰 폭의 전면적 협상이 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안 교수는 "중립적이면서도 객관적인 근거로 양국에 균형이 잡힌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며 "미국이 자동차 산업 등의 불평등을 문제 삼아 개정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대목에서는 우리가 손해 보는 농축산 등에 대한 개정 등을 통해 이익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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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상호호혜적 무역ㆍ투자 증진 및 일자리 창출의 '포지티브 섬' 협상결과가 도출되도록 제반여건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기업과 국회, 정치권, 시민사회 등과의 충분한 논의와 협조를 통해 전략을 발굴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만약 길이 없으면 새로운 길을 만드는 지혜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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