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 대표단의 24일 간담회가 민주노총의 불참으로 반쪽 행사가 되면서 문 대통령의 사회적 대타협 구상이 차질을 빚게 됐다. 참여정부 시절 정부와 정면충돌했던 민주노총이 문재인 정부와도 파열음을 내고 있다.


24일 열린 문 대통령 초청 만찬에는 초청받은 민주노총 산하 노조 중 영화산업노조를 제외한 4개 산별 노조 대표들이 모두 불참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행사 불참을 선언하면서 “민주노총을 존중하지 않은 청와대의 일방적 진행에 따른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새 지도부 선거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이번 행사 참석이 사회적 대화 복귀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김대정 정부가 정리해고를 법제화하려고 하자 노사정위를 탈퇴한 뒤 18년 동안 노사정(勞使政)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노사정위 복원을 위해 이날 행사에 공을 들였던 청와대는 민주노총이 불참하자 못내 아쉬운 표정이었다. 문 대통령은 만찬에서 민주노총이 함께 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다음 기회에 같이할 수 있는 자리를 가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전교조 합법화 등의 ‘촛불 청구서’를 요구하는 민주노총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민주노총은 최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나 전교조 대표를 초청대상에서 배제하고 영화산업노조, 희망연대 등의 대표만 초청하자 “조직 체계와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했다.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초기 정부와 노동계의 관계가 악화돼 국정 운영에 차질을 빚는 것을 봤기 때문에 노동계와의 관계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다.


2013년 4월에 터진 철도파업을 시작으로 화물연대 파업, 전교조 나이스(NEIS) 투쟁, 조흥은행 파업 등이 참여정부 첫 해에 잇달아 터졌다. 이 과정에서 많은 구속자와 해고자가 발생하면서 정부와 노동계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으로 비화됐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운명에서 “참여정부 초기 정부와 노동계의 충돌로 노정 관계는 첫 단추부터 잘못 채워진 면이 있었다”며 “노동분야에 있어서 참여정부 개혁을 촉진한 게 아니라 거꾸로 개혁 역량을 손상시킨 측면이 크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6월 노동계가 최저임금의 즉각적인 인상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주장하며 하투(夏鬪)에 돌입하자 “적어도 1년 정도는 시간을 주면서 지켜봐 달라”고 노동계에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한국노총의 사회적 대화 복원 제안에 대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노사정위원회와 함께 노사정 대표자 회의 등을 통해 사회적 대화가 진척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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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민주노총은 노동법 전면 제개정을 사회적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전태일 열사 정신계승 노동자대회’가 열리는 다음달 12일까지 정부가 구체적 입장과 실행 계획을 밝히지 않을 경우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는 강경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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