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고 전교 1등·전교회장까지 맡고 있는 이준호 군
가정 불화로 8개월 단기 쉼터 생활 후 안정 찾아

위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제공=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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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청소년 쉼터에서 생활한 8개월이 제 인생을 바꿨습니다."


경기도 안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인턴으로 재직 중인 이준호(18·사진)군의 말이다. 이군은 경기모바일고등학교 3학년으로 특성화고 연계 인턴 프로그램을 수행 중이며 전교1등을 놓치지 않는 모범생에 전교회장까지 맡고 있다.

제12회 청소년쉼터 주간을 맞아 자립 우수 청소년으로 여성가족부 장관 표창을 받는 이군은 22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저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 작은 목표를 가질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군의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엄마와의 갈등으로 2014년 중학교 3학년 때 처음 안산시 남자단기청소년쉼터에 입소했다. 4개월을 이곳에서 보냈던 이군은 퇴소 후 엄마와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고등학교 1학년인 2015년 3월 스스로 다시 쉼터를 찾아오게 된다.

한부모가정에서 자란 이군은 사춘기를 겪으면서 엄마와 잦은 갈등을 겪었다. 친구들과 놀면서 밤늦게 집에 들어가기 일쑤였다. 이군은 "엄마도 화가 나거나 저에게 맘에 안 드는 것이 있으면 현관문 비밀번호를 바꾸셨다"며 "그럼 저도 아예 며칠씩 집에 안 들어갔는데 공원, 골목을 서성이거나 빈집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준호 군

▲이준호 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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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들어 간 쉼터 생활은 예상외로 좋았다. 이군이 입소했던 단기쉼터는 최대 9개월까지 머물 수 있다. 6~8명이 같은 방에서 생활하며 짜여진 프로그램을 수행한다. 식사 시간 2시간이 초과되면 밥을 먹지 못 하고 통금 시간은 오후 8시까지다. 규칙적인 생활 리듬 속에서 아이들은 안정을 찾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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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군이 가장 큰 위로를 받은 것은 상담사들의 진심 어린 조언이었다. 그는 "대부분 상담을 받다보면 '아 그랬구나'에서 끝이 나는데 쉼터 상담사 선생님들은 저의 성격이나 화법 등도 지적하면서너도 문제가 있으니 고치라고 말씀해주셨다"며 "예절교육, 다문화체험, 성교육, 학교폭력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배웠는데 학습의 의미보다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과 지내는 방법이나 사회성 등을 익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지금도 가끔 자랑하고 싶은 일이 있거나 말 못할 고민이 있으면 이군은 쉼터를 찾아 상담사들과 얘기를 나눈다고 한다.


어릴 때 개그맨을 꿈꿀 정도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군은 청소년 관련 사회복지 분야에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그는 "학대나 불화, 가출 등으로 쉼터에 오는 다양한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자기 인생의 목표가 없다는 것이다"라며 "그런 아이들에게 작은 목표라도, 자신의 꿈을 가지고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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