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부채의 질
종목별 보증금 비율 맞추면
상환능력 관계없이 초과 매수
이자율도 기준금리의 최고 8배
중소형주 위주 단타매매 많아
코스닥 절반 이상은 신용 거래
데이트레이딩 비중도 역대 최고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문채석 기자]급증하고 있는 증권사 신용거래융자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부채의 질이다. 질이 낮은 부채는 대외 악재에 매우 취약하고 규모와 상관없이 악재가 계속되는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배가한다.
개인투자자가 주요 이용하는 신용거래융자는 증시 활황기에는 이른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로 원금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방법이지만, 반대의 경우 원금 대부분을 날릴 가능성이 높다. 또한 활황기에 증시 전체의 거래량을 늘려 자본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측면에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대외 악재가 발생하면 돈을 빌려준 증권사의 반대매매로 '패닉' 장세의 촉매가 될 수 있다.
부채의 질은 채무자의 상환능력에 달려있다.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LTV(주택담보인정비율), 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등 규제로 2~3중의 관리를 받고 있으나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상대적으로 허술하다. 대부분의 경우 종목마다 다른 신용거래 보증금 비율만 맞추면 상환능력과 상관없이 원금보다 훨씬 많은 주식을 빌려서 살 수 있다. 예를 들어 원금 6000만원을 가진 개인투자자는 보증금 비율이 60%인 종목은 최대 1억원어치를 별다른 절차없이 살 수 있다. 이 종목이 예기치 않은 악재로 하한가로 간다면 빚 내 투자한 사람은 순식간에 원금의 절반인 3000만원을 잃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자율 측면에서도 증권사 신용거래융자는 다른 부채에 비해 부담이 크다.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에 이어 키움증권 등이 이자율 하향조정에 나섰지만 여전히 많은 증권사들의 이자율은 기준금리의 4배에서 8배에 달한다. 빌리는 기간에 따라 이자율을 달리해 시장 상황에 따라 계획했던 상환시기를 연장하는 경우 더 높은 이자율을 적용 받는다. 연체가 발생하면 부담은 기존 금리의 배로 커진다.
중소형주를 대상으로 한 단기매매 자금이라는 점도 부채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특히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전체의 52%에 달해 유가증권시장에 비해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5년부터 3년 연속 코스닥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유가증권시장 잔고보다 많다.
26일 종가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에서 신용융자 잔고비율이 높은 종목은 우리들제약(8.5%), 명문제약(8.05%), 세우글로벌(7.7%), 에이엔피(7.3%) 등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실적과 상관없이 시황에 따라 급등락하는 방산주 빅텍(12.8%)을 포함해 아이씨케이(11.5%), 이에스브이((11.0%), 피엔티(10.8%) 등이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시황에 따라 변동성이 심한 중소형주가 주를 이루고 있다.
올해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 데이트레이딩의 전체 거래량 대비 비중은 51.57%에 달했다. 데이트레이딩 조사를 시작한 2005년 이후 최고치다. 아울러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일수록 값이 싼 종목일수록 데이트레이딩 비중이 높았는데 올해 증시에서 개인이 거래한 895억주 가운데 95.58%(856억주)가 데이트레이딩으로 이뤄졌다. 이 기간에 증시에서 거래된 데이트레이딩 중 1만원 미만의 저가주는 50.48%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실장은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하는 투자는 주로 기업의 본질가치와 펀더멘털보다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급등을 기대한 단기 매매라고 봐도 무방하다"며 "원금 손실, 대규모 투자 손실로 이어질 위험을 가지고 있는 투자기법인 만큼 조심해서 사용해야하는 자금"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시장의 경우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전체 잔액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데 이는 시장의 규모 대비 과도한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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