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14일 공정거래위원회를 방문해 준대기업집단 지정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준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이란 자산 5조원 이상의 대기업을 말하며, 일감몰아주기 등을 금지하고 있다. 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 종속회사들이 기업집단 현황, 비상장사의 중요사항 등을 공시해야 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자산 5조원을 넘겨 준대기업집단에 지정됐지만 네이버는 지정되지 않았다.
네이버의 지난해 자산총액은 6조3700억원으로 자산 규모만으로는 준기업집단 지정 요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네이버의 자산 중 라인 등 해외사업을 제외하면 4조원대 초반이다. 공정위는 다음달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앞두고 네이버를 지정할지에 대해 검토해왔다.
이해진 창업자는 현재 네이버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이버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10.5%)이다. 국민연금이 회사 경영권을 행사하지 않고 있어 준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이해진 창업자가 총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해진 창업자는 공정위 기업집단과장 등과 만나 네이버에 순환출자가 없다는 점 등 지배구조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지주회사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지만 네이버 측은 이에 대해 부인했다. 네이버가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쪼개지면 이 전 의장의 지분율이 늘어나 사내 지배력을 높일 수 있지만 자회사 가치가 일정 액수를 넘겨야하고, 지주회사 전환의 법적 요건이 까다롭고 분할 과정에서 외부 주주들이 반발할 우려도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주회사 전환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었고, 준대기업집단 지정 관련해 이야기 할 부분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1999년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 전 의장은 2004년부터 13년간 의장직을 지냈고 지난 3월부로 의장에서 물러났다. 현재 유럽 시장 개척과 현지 스타트업 발굴에 매진하고 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