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 제국' 꿈꾸던 中다롄완다 11조원 자산 매각, 왜?
[아시아경제 베이징=김혜원 특파원] 미국의 월트 디즈니를 능가하는 '엔터 제국'을 세우겠다던 중국 최대 갑부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그룹 회장의 꿈이 현실에서 다소 멀어졌다.
10일(현지시간)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왕 회장은 이날 테마파크(완다시티)와 쇼핑센터, 호텔 등으로 구성된 완다그룹의 13개 문화·관광 프로젝트 지분 91%와 호텔 76개를 경쟁사 수낙(중국명 룽촹)에 매각한다고 깜짝 발표했다.
수낙은 총 632억위안(약 10조7000억원)을 들여 완다그룹의 프로젝트(296억위안)와 호텔(336억위안) 자산을 사들이기로 했다. 쑨훙빈(孫宏斌) 수낙 회장은 6월 말 현재 현금성 자산이 900억위안 이상으로, 이번 인수를 위해 차입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엔터테인먼트 자산을 사는 데 돈을 쏟아붓던 완다그룹의 정반대 행보는 궁금증을 자아낸다. 왕 회장은 중국 경제의 중심이 제조에서 서비스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중산층의 성장과 맞물려 레저산업이 호황기에 접어들 것이란 기대감에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왕 회장은 이번 매각 대금을 전부 채무 상환에 쓸 예정이다. 왕 회장은 차이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완다그룹의 부채 부담이 그다지 큰 것은 아니지만 이번 자산 매각에 따른 대출 상환으로 부채 비율은 획기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연말까지 은행 대출의 상당 부분을 털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완다그룹이 부채 비율을 낮추고 주력 사업인 부동산 개발 부문의 중국 증시 재상장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완다그룹 부동산 개발 부문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00억달러로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330억달러였다.
반면 톈진의 부동산회사로 출발한 수낙은 지난해 왕성한 인수합병(M&A)에 나선 완다그룹의 행보와 닮은꼴이다. 수낙은 최근 몇 달 사이 자금난에 시달리던 IT기업 러에코에 22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완다그룹의 테마파크를 손에 쥐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1년 새 중국에서 가장 활발한 M&A 활동을 벌인 기업으로 수낙을 꼽았다. 데이비드 훙 중국부동산정보그룹(CRIC) 연구원장은 "수낙이 '제2의 완다'를 꿈꾸는 것 같다"면서 "수낙 고유의 문화·엔터 사업을 펼치려 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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