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에 비틀대는 위스키, 연거푸 쓴잔
청탁금지법·순한술 트렌드 직격탄…최악의 성적표
1위 디아지오도 영업익 17.1%·당기순익 55% 급감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위스키업체들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영업이익 감소에도 업계 1위 자리를 지켜 간신히 체면만 차렸고 2위 페르노리카코리아는 영업이익 대폭 급감과 3위로 추락하면서 수모를 겪었다. 올해 위스키 시장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여 위스키업체들의 성장 몸부림이 심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감독원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아지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3420억원으로 전년대비 8.21%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800억원, 572억원에 그치면서 17.2%, 55.1% 급감했다. 업계 1위 자리는 지켰다.
업계 2위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성적표는 더 참담하다.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15년 감사보고서(회계연도 2015년 7월1일~2016년 6월30일)에 따르면 매출액은 1055억원으로 전년(1195억원)에 비해 12%가량 줄었다. 영업이익은 283억원에서 44억원으로 83%나 급감했다. 2위 자리까지 토종 위스키업체 골든블루에 빼앗겼다.
페르노리카코리아는 6월 말 2016년 감사보고서(2016년 7월1일~2017년 6월30일) 발표를 앞두고 있어 분위기가 밝지 않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희망퇴직을 실시한 인원에 대한 퇴직위로금 등이 비용으로 지출돼 판관비가 높아졌고 전반적인 업계 침체에 따른 영향으로 영업이익 감소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한 인원은 40여명가량으로 1인당 최소 1억원씩 위로금이 지급된것을 감안하면 판관비가 최소 4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특히 오는 7월 강남(서초동)서 강북(서울역 앞 서울스퀘어)으로 사옥 이전을 앞두고 회사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위스키업체인만큼 강남에 주거지를 두는 것 자체가 상장적인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강북 이전은 실적악화로 인한 비용절감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이다.
페르노리카코리아 관계자는 "초반에는 반발이 심했지만 효율적인 비용 집행에 대한 사장의 의지가 있어 원활한 소통으로 잘 마무리가 됐다"며 "기존에 3개층으로 나눠쓰던 근무 공간을 1개층으로 통합하면서 원활한 소통과 직원들에게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이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임페리얼 네온 등이 인기가 있고 제폼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에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킹덤'을 판매하고 있는 하이트진로도 지난해 위스키부문에서 146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0% 감소한 수치다. 지난 3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카디코리아는 결국 지난 3월 한국 법인 설립 10년 만에 철수를 결정했다. 국내 대표 위스키업체들의 수익악화는 40도 위스키 몰락 때문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과 더불어 값비싸고 독한 술보다 저렴하고 순한 술을 찾는 음주 트렌드 변화에 맞물려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위스키 출고량은 2008년 284만1155상자를 기록한 이후 ▲2009년 255만8131상자 ▲2010년 252만2925상자 ▲2011년 240만667상자 ▲2012년 212만2748상자 등 줄곧 역성장을 지속했다. 2013년에는 185만600상자로 200만 상자 지지선이 무너졌다가 2015년 174만8330상자에서 지난해에는 166만9039상자로 4.5% 줄었다.
올 1분기에는 37만1634상자로 전년 같은 기간(39만6791상자)보다 6.3% 감소했다. 이는 2014년 1분기 43만1455상자, 2015년 1분기 42만7836상자에 비하면 각각 14.1%, 13.1% 급감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150만상자를 넘기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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