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지 내 분양·임대 혼합건설…주택법·공공주택특별법 등 적용
-관리비 부과 항목 등도 제각각
-명확한 근거 없어 갈등만 확대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한 단지에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섞는 '소셜믹스'(혼합단지)가 늘고 있지만 관리법이 제각각이어서 갈등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현재 분양주택은 주택법과 공동주택관리법으로, 임대주택은 공공주택특별법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으로 각각 관리 중이다.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으로 나뉘었을 땐 별다른 문제가 없었지만 2006년 혼합단지 등장 이후 아파트 주민 간 혼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한 단지에 두 법이 동시에 적용되면서 빚어진 갈등 때문이다.

공동주택관리법과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서 정한 관리비 부과 항목이 대표 사례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에선 관리비 항목에 위탁관리수수료를 포함하지 않고 임차인에게 장기수선충당금·ㆍ입주자대표회의 운영비 등 관리비 외의 비용을 징수하지 못하게 한다. 분양주택 입주민들은 이를 근거로 임차인의 입주자대표회의 등의 참여를 제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3년에야 뒤늦게 주택법에 혼합단지 관리 규정을 넣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없었다. 혼합단지의 입주자대표회의와 임대사업자가 주택관리업자 선정, 장기수선계획 조정 등 5가지 사항에 대해 공동 결정하라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5가지 외의 부대·복리시설 운영 등에 대해 입주자대표회의가 임차인과 협의 없이 결정하거나 임차인의 사용권을 제한하는 사례가 있었다.


국토부가 뒷짐만 지고 있는 사이 222개의 혼합단지(5만여가구)가 몰려 있는 서울시는 2007년 공동주택대표회의 구성 의무화 조항을 넣은 '서울특별시 분양·임대 혼합단지 공동주택 표준관리규약'을 마련했다. 그러나 분양주택 입주민들이 법적 구속력이 없다며 반발하자 2015년 관련 조항을 삭제했다. 최근의 개정안에 혼합단지 관리 조항과 관련한 협약서를 별첨하고 있을 뿐이다. 갈등 해소의 첫 단추인 혼합단지 공동주택대표회의 구성에 대한 근거조차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이처럼 혼합단지 관리에 대한 명확한 법 근거가 없다 보니 잡수입·관리비 처리, 부대·복리시설 운영, 분양·임대 주민대표회의 구성에 이르기까지 각자 유리한 잣대를 대며 갈등만 커지고 있다. 임대주택에 대한 차별을 없애려고 시작한 혼합단지가 오히려 입주민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게다가 정부 주도로 공급되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가 내년부터 본격 입주 예정이라 혼합단지(정비사업 연계형)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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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혼합단지 관리에 대한 법 체계를 정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동주택대표회의 구성 및 공통관리규약 제정 근거를 법제화하고 공동결정사항에 잡수입 처리, 부대·복리시설 운영 등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특히 공동주택관리법에 관리 규정을 구체적으로 추가하거나 공동주택관리법에서 혼합단지 관리 규정을 지방자치단체 조례로 위임하는 안이 거론된다.


오정석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도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혼합단지 관리법을 제정하는 것은 무리일 테고 지자체에 조례로 혼합단지 관리 규정을 위임하는 안이 가장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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