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거대한 기술 변화의 흐름을 이끄는 여러 원동력 중에는 지적 활동의 결과물로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지식재산’이 단연코 제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식재산은 무형의 것으로, 그 사용 형태나 방식, 범위 등이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존의 재화와 같은 유형의 자산들과는 달리 무형의 자산인 지식재산은 그 자체를 유형화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약, 특허법, 부정경쟁방지법 등 국내외 법규가 정하는 일정한 기준 혹은 수준을 충족할 경우에만 법적 보호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식재산에 대한 보호 시스템이 사회의 변화에 발맞추지 못하면 지식재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향유하기 어렵게 되거나 그 보호에 소홀해져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뒤쳐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특허권의 보호와 관련해, 우리나라 특허법과 판례는 특허침해행위의 하나인 '생산'을 국내에서의 '생산'으로 한정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미국 특허법은 부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결합하지 않은 채 외국에 공급하고 외국에서 조립이 이루어져 직접침해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그 결합이 미국 내에서 이루어졌다면 직접침해로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는 그와 같은 공급 또는 이를 야기하는 행위도 특허침해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권리 보호 측면에서 유사한 게임 규칙이나 아이디어도 부정경쟁방지법으로 보호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현재 진행 중인 법적 공방(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가합 567553 판결)은 지식재산 보호의 외연 확장 가능성을 엿보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산업구조의 출현을 뒷받침 할 수 있는 법적 장치의 보완과 함께 사회적 인식의 전환도 필요하다. 가령 소프트웨어 표절 논란은 4차 산업혁명의 근간인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 속도를 제도적, 법적 장치가 따라가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소프트웨어는 동일한 기능을 하면서도 다양한 소스코드로 작성이 가능하고, 저장매체에 기록되지 않은 형태로 온라인 상에서의 자유로운 배포가 가능하며, 소프트웨어 기능이 사업자 서버 또는 사용자 단말기에서 모두 구현 가능한 특징 등을 갖고 있어 기존의 법적 장치로는 충분한 보호가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권리 취득과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노력이 근간이 되어 기술 발전과 투자 촉진이라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면서 오늘의 실리콘밸리의 성공신화가 탄생할 수 있었듯이, 지식재산의 무분별한 침해로 인한 폐해를 반성하고 권리 보호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금융회사가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 제출한 보고서에서는 견고하면서도 유연한 법률 시스템을 4차 산업혁명의 성공 요건 중 하나로 꼽았다고 한다. 기술 발전의 속도를 법률이 따라가기는 쉽지 않겠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지식 재산의 창출 촉진과 보호에서 나아가 지식재산을 활용한 새로운 부가가치의 생산을 위해 새로운 법체계의 마련과 더불어 기존 법체계의 유연한 활용을 적극 모색하는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류홍열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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