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세제개편안, 국민투표서 부결…"기업이탈 우려"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법인세 인하 등의 내용을 담은 스위스의 세제개편안이 12일(현지시간)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최종 부결됐다.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국민투표에서 59%의 유권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사전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반대(43%) 예상도 훌쩍 뛰어넘었다. 이번 세제개편안이 법인세 인하 등 기업들의 세금 편의에 중점을 뒀다는 점에서 스위스 정부는 다국적 기업들의 자국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스위스는 연방정부에서 부과하는 연방세(8.5%·정률제) 이외에 주(州)에 해당하는 26개 칸톤에서 각기 다르게 부과하는 이른바 '칸톤세'가 있다. 스위스 정부는 그동안 다국적 기업 유치를 위해 지주회사나 합작회사 등의 방식으로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에게 칸톤세를 낮게 부과하거나 면제해줬다.
하지만 유럽연합(EU)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은 이같은 정책이 형평성에 어긋나며 직접적인 생산활동을 하지 않는 기업들이 지주회사를 스위스에 설립해 면세 혜택을 누리는 것과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며 시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스위스 정부는 특정 해외 기업에게 선별적으로 낮은 칸톤세를 적용하는 대신 전반적인 법인세율을 낮추는 것을 골자로 한 세제개편안을 만들어 국민투표에 부쳤다.
이에 대해 법인세 인하 찬성론자들은 실업률을 낮추고 기업들이 스위스를 떠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이번 개편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등 중도좌파 진영은 법인세 인하가 결국 정부 세수 축소로 이어져 개인소득세 인상 등 국민들의 부담 확대를 불러올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율리 마우러 스위스 연방 재무장관은 법안 부결 후 기자회견을 갖고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1년여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면서 "다국적 기업 이탈, 투자 축소 등과 같은 리스크를 감내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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