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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총량만으로 대책 어려워 미시 통계로 업그레이드

최종수정 2016.09.12 11:16 기사입력 2016.09.1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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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정밀 통계 마련에 나선 것은 부채의 총량만을 따져서는 가계부채의 전체 그림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다. 6월말 현재 가계부채는 1257조3000억원으로 6개월만에 54조2000억원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수치는 단순한 양적 통계일 뿐 실제 차주의 상환능력 등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

경제규모가 늘어나면 가계부채의 규모도 늘어나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양적 증가만으로 가계부채를 규제할 땐 또 다른 정책적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보다 정밀한 통계를 확보하는 것은 '양적 관리'에서 '질적 관리'로 가계부채 관리 수준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정부는 금융사들의 손실 흡수 능력이 충분하고 차주의 상환능력도 양호해 가계부채로 인한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6월 말 현재 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3% 수준에 그친다. 하지만 차주들의 상황은 다양하다. 일부 가계의 건전성에는 이미 '적색등'이 켜졌을 수 있다.

소득 수준별로 보더라도 가장 하위인 1분위 가구의 소득은 2014년 953만원에서 지난해 988만원으로 3.7% 늘어났는데, 부채는 3784만원에서 3989만원으로 5.4%나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2012년 20.1%에서 지난해 32.8%로 급등했으며, 지난 6월 말 기준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1년 전에 비해 26조8000억원, 12%가량 크게 늘어났다.

정밀한 가계부채 통계를 뽑아 이처럼 가계부채 총량이라는 숫자 속에 숨어 있는 '뇌관'들을 제거할 수 있는 맞춤형 대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현재 통계에는 여러 채의 집을 가진 소득 상위 계층 자산가가 투자 목적으로 돈을 더 빌리는 것과 저소득층이 거주지 마련이나 생계를 위해 대출을 하는 것이 구분되지 않고 가계부채로 잡힌다. 이를 떼내서 통계화해야 각 차주 사정에 맞는 대책이 가능하다.

가계소득이 부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소비여력이 줄어들면 내수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가계는 세금, 건강보험료 등을 제외한 가처분소득의 25%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썼다.

동일한 규모의 가계부채라 할지라도 소득별, 연령별, 직업별, 원리금 규모, 만기 구조, 대출 용도, 담보대출 상환 구조 등에 따라 거시경제 미치는 영향은 다를 수 밖에 없다.

문영배 나이스평가정보 CB연구소장은 "가계소득 회복세는 더딘데 가계부채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므로 가계 상환 여력이 악화됐을 수 있으며, 잠재부실률이 낮더라도 다중채무자 비중이 증가하는 등 리스크 상승 가능성이 혼재돼 있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가 어떤 유형의 차주를 중심으로 증가했으며 어떤 차주의 건전성이 취약한지 판단할 수 있도록 미시적인 통계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얼마나 정밀한 통계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우선 정확한 소득 파악이 쉽지 않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세청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과세정보라서 제공받기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과거에 대출을 받았을 때 기재했던 소득에 근거해서 현재 소득을 추정하는 방식을 쓰는데 좀 더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모든 대출 정보를 취합하고 각 금융사들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에 전산 시스템 구축 또한 절실한 과제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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