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팀 코치로 브라질 출국 "골키퍼는 영웅 되려하면 안돼, 안정적 운영이 우선"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올림픽축구대표팀의 이운재 골키퍼 코치(43)는 몸이 먼저 움직인다. 몸무게가 94㎏이나 나가는 거대한 체구는 선수 시절에 비할 바 아니지만 감각은 살아있다. 올림픽대표 수문장 김동준(22ㆍ성남FC), 구성윤(22ㆍ일본 콘사도레 삿포로)은 이 코치의 시범을 볼 때마다 놀란다.
김동준은 이운재 코치에 대해 "호랑이는 아직도 호랑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17~25일에 울산에서 한 전지훈련을 떠올렸다. 김동준은 "슈팅게임을 하는데 이 코치님이 한 골도 내주지 않으셨다. 나라면 그냥 내줄 슈팅도 반사신경으로 막아내서 놀랐다"고 했다.
구성윤은 이 코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특히 승부차기. 그는 열여덟살에 2002년 한일월드컵 8강 경기(상대는 스페인)때 이 코치가 승부차기를 막는 장면을 보고 독학했다. 2014년 11월 14일 올림픽대표가 된 후로는 이운재 코치에게 더 자세히 배웠다. 구성윤은 "정말 필요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신다. 듣고 있으면 경험의 힘이 느껴진다"고 했다.
이운재 코치에게는 철학이 있다. 그는 "골키퍼는 절대 영웅이 되려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후배 골키퍼들과 올림픽대표팀 골키퍼들에게도 자주 말한다. 골키퍼는 안정적인 경기가 우선이라는 의미. 슈팅 훈련은 꼭 한다. 이운재 코치는 선수들을 한 명씩 골문 앞에 세워두고 골문 앞 약 11m 지점에서 공을 들고 강하게 슈팅해 막게 한다. 실점 위기 상황을 넘길 순발력, 빠른 슈팅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이운재 코치는 지도자로서 처음 올림픽에 나간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다. 올림픽이 끝나면 월드컵대표팀에 합류,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일한다. 이 코치는 "지금은 올림픽팀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올림픽팀은 1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브라질 상파울루로 출국했다. 대표팀은 25일 이라크와 비공식 친선경기, 30일 스웨덴과 공개로 친선경기를 하고 31일 사우바도르에 들어간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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