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거취 고민에 정상적인 회의 진행도 불가능
발단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복당문제가 안건으로 올라왔을 때부터다. 변화와 쇄신을 위해서는 복당을 빨리 결정내는 게 좋다는 일부 비대위원들의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무기명투표가 실시됐다. 회의를 주재하는 김 비대위원장이 반대했지만 소용없었다.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혁신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권성동ㆍ김영우ㆍ이학재 의원이 일괄 복당으로 분위기를 몰고, 정진석 원내대표도 이에 동조해 결국 승인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복당문제가 자신의 의지와 반해 통과되자 한동안 충격으로 아무 말없이 눈만 감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의 혁신과 변화를 보이기 위한 탈당의원들의 복당문제가 되려 갈등을 키운 꼴이 됐다.
당내 친박(친박근혜)계는 이날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탈당파 의원들의 복당을 전격 승인하자 강하게 반발했다. 친박계는 전당대회 이후 차기지도부가 차근차근 이 문제를 논의하자는 입장이었는데, 2개월 임기의 비대위가 결정하자 어안이 벙벙한 모습이다.
친박계인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은 "당의 중대한 현안은 의원총회와 같은 공식적 논의 기회를 만들어 전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면서 "일부 혁신비대위원들이 비밀리에 작전하고, 쿠데타를 하듯이 복당을 밀어붙였다"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도 보도자료에서 "당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모여있는 곳인데 이런 분이 들어오면 단합이 되기는커녕 분란만 커진다"면서 "당의 꼴을 이렇게 만든데 대해 사과 한마디 없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비대위에서 마음대로 결정할 게 아니라 즉각 의총을 열어 의원들에게 물어봐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다른 의원은 "혁신비대위는 앞서 지도체제 개편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 최종결정키로 했다"면서 "의총이 열리면 여러 의원들이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반발과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 고민으로 지도부격인 비대위는 당분간 정상적인 회의 주재도 어려워졌다.
김선동 비서실장은 "비대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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