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비용 절반 가까이 차지…"복잡한 유통구조 탓"
정부, 중간상 역할 '패커'가 대신해 비용↓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한우 농가를 운영하는 이용수씨는 쇠고기 가격이 폭등했다고 해도 나오는 건 한숨뿐이다. 한우가격이 올라도 이 씨에게 떨어지는 수익은 같기 때문이다.
주부 이나연씨는 한우 산지가격이 소폭 하락했다는 뉴스를 접하자마자 곧장 마트로 달려갔지만,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오른 소비자 가격에 실망을 금치 못했다. 한우코너 직원은 산지 가격이 내렸다고 해서 꼭 소비자가격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반영된다 하더라도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
도대체 소비자가로 올수록 가격이 폭등하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후진적인 유통구조가 원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유통구조를 설명하려면 하루 날을 잡아도 부족하다고 표현했다. 그만큼 복잡하다는 의미다. 복잡한 유통구조를 거치는 과정에서 상품 가격에는 마진의 마진이 붙게 된다.
축산물의 경우 농수산물보다 더 심하다. 한우는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되기 까지 최소 5단계 유통과정을 거친다. 축산농가, 도축장, 중간도매인, 가공업체, 소매상이다. 여기에 도축비, 등급판정 수수료 등 농수산물에는 없는 유통단계가 추가되면서 비용부담은 보다 커지게 된다.
정부에서는 국정과제로 유통구조 개선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선진국형 도축, 가공, 유통 일관시스템 확립을 통해 후진적인 유통구조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농가는 생산을, 지역축협은 수집 및 공급을, 농협중앙회는 도축, 유통, 가공, 판매를 전담하는 협동조합형 패커를 육성한다는 게 개선안의 주요 골자다. 패커가 중간단계인 수집상, 공판장, 도매상의 역할을 대신해 유통비용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
정부는 유통비용이 한우 마리당 69만3000원가량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소비자가가 6.4%가량 인하되는 효과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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