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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돈의 역습·제작 노하우 유출…한류, 역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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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돈의 역습·제작 노하우 유출…한류, 역류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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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 한진주 기자]올 상반기 문화콘텐츠 분야 최고의 히트작은 단연 KBS 드라마 '태양의 후예'였다.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방영돼 신드롬적인 인기를 끌었다. 130억을 투입해 제작된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유발되는 경제효과는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그램 수출, 광고마케팅 비용, 관광 수입 등 국내 생산 유발효과뿐 아니라 간접광고(PPL) 참여 기업의 매출액 증가, 국가 이미지 제고 등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포함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콘텐츠 산업 수출액은 5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그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산업은 게임(58%)이었고 캐릭터(9.5%), 지식정보(9.0%), 방송(7.3%), 음악(6.2%), 출판(4.3%) 등이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부터 시작된 한류=전세계로 번져 나가고 있는 한류는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00년대 초반 아시아 지역에서 작은 물결을 일으키며 시작됐다. 대중문화가 발전하면서 대한민국 시장만으로는 대중문화 산업을 감당할 수 없게 됐고, 기업들은 대한민국에서 벗어나 더 넓은 시장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얼마 안 있어 2000년 2월에 대한민국의 댄스 그룹 H.O.T.가 베이징에서 공연을 하면서 본격적인 중국에서의 한류를 일으켰다. 1세대 아이돌 스타들이 중국과 동남 아시아를 중심으로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2003년 베이비복스의 곡인 '아임 스틸 러빙 유(I’m Still Loving You)'는 발매 후 중국에서 차트 1위, 대만에서 4위, 홍콩에서 2위, 태국에서 1위를 기록하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솔로 가수들도 국제 무대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2005년 베이징에서 열린 정지훈의 공연 '레이니데이 베이징(Rainy day-Beijing)'은 관객 4만 명을 동원하며 큰 성공을 이뤘다. 한편, 2001년 보아가 일본에서 출시한 정규 음반 '리슨 투 마이 하트(Listen to My Heart)'는 대한민국 노래 최초로 오리콘 앨범차트 1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드라마·영화에서도 한류 바람이 시작됐다. 드라마·영화의 인기는 촬영지를 보기 위해 외국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등장하면서 관광산업으로까지 확대됐다. 2000년에 방영된 드라마 '가을동화'는 같은 해 대만에 수출된 후로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모았다. 대한민국의 영화 '쉬리'는 2000년에 일본에서 개봉하면서 흥행 1위를 달성했다.

2003년에 공개된 드라마 '대장금' 또한 여러 나라에서 관심을 받았는데, 이 드라마는 단순한 대중문화 이외에도 한국의 전통문화를 함께 외국에 알렸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2003년에는 드라마 '겨울연가'가 일본에 수출되면서 인기를 끌었으며, 2004년에는 '풀하우스'가 아시아에서 인기를 끌었다.

중동지역으로까지 한국 드라마의 인기가 뻗어 나갔다. 2008년에는 드라마 '주몽'이 이란에서 시청률 85%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어서 여러 대한민국 드라마들이 이란에서 인기를 끌었고, 현지 언론은 대한민국 드라마 관련 기사를 비중 있게 다루며 직접 드라마 촬영 장소를 찾기도 했다.

◆한국 콘텐츠의 세계화=2000년대 말부터 대한민국의 문화콘텐츠 기업들은 아시아 지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지역으로의 진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가수로서 일본에서 인기를 끌었던 보아는 2008년 미국 진출을, 대한민국 내에서 인기를 끌었던 원더걸스는 2009년 미국 진출을 선언했다. 하지만 모두 큰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대한민국이나 일본으로 복귀하게 됐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거듭되면서 유의미한 성과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SM엔터테인먼트가 프랑스 파리와 미국 뉴욕에서 ‘SM타운 콘서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2012년에는 한류 팬들을 대상으로 한 컨벤션 케이콘(KCON)이 성황리에 개최됐다. 2013년에는 슈퍼주니어가 상파울루, 리마, 산티아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멕시코시티 등 남미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개최했다.

2012년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강남스타일'은 기존의 서양에 존재했던 소수의 한류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대중사회에서도 인기를 끌었으며, 2012년 9월에는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2014년 5월 31일에는 유튜브 최초로 조회수 20억 건을 돌파하는 성과를 내기도 했다.

한편 아시아에서는 대한민국 예능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신서유기'는 중국 QQ닷컴에서 1000만 뷰를 돌파해 인기를 끌었으며, '러닝맨'은 중국,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게임, 웹툰도 한류의 첨병=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드라마·가요를 넘어 모바일 게임과 웹툰도 한류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블레이드&소울' 등이 인기를 끌면서 중국 시장에서만 연간 수천억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컴투스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서머너즈 워',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등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주요 게임 수출 지역은 몇년 전까지만해도 중국에 집중돼 있었으나 최근에는 일본, 동남아 등지로 확산되고 있다. 웹젠은 '뮤 온라인'의 지적재산권를 활용해 지금까지 300억원 넘는 로열티 매출을 확보하는 성과도 올렸다.

웹툰 분야에서도 마음의소리, 신의탑, 노블레스 , 치즈인더트랩, 창백한말, 마녀, 0.0Mhz, 괴물같은 아이돌, 아만자, 말할 수 없는 남매 등 인기 수출작들이 탄생했다.

레진코믹스, 미스터블루 등 유료 웹툰 플랫폼들도 일본·미국·중국 등 해외 사이트를 오픈하며 웹툰 판매를 본격화하고 있다.

◆관심은 높지만 연속성 없는 한류=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한 콘텐츠 산업 규제와 연속성 없는 단발성 한류에 대한 아쉬움은 남는다. 특히 지상파 방송의 침체와, 중국 자본의 진출로 한국 콘텐츠 산업 위기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류 드라마 제작도 지상파에서 제작사 중심으로 옮겨간 데다 CJ E&M의 급성장으로 지상파 영향력이 감소하는 실정이다. 한미·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방송시장이 개방되면서 외국자본의 국내기업 지배력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종 규제로 인해 국내 콘텐츠가 해외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렵지만, 국내 제작인력과 노하우는 해외로 유출되는 문제도 대두된다.

우수한 국내 제작 인력이 중국으로 유출되고, 중국은 자국 콘텐츠 보호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류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견인할 경쟁력 있는 콘텐츠 제작이 필요하다는 점에 관계자들은 뜻을 모은다.

최근에는 중국 내 게임업체들이 성장하면서 국내 게임 산업에도 상당한 위협이 되고 있다. 주요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 대상으로 부상하면서 게임산업 수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문화콘텐츠 수출을 위한 정책적인 과제= 최근 중국 문화콘텐츠 기업들도 정부의 육성정책 등에 힘입어 거대자본을 바탕으로 해외기업에 대한 공격적 매수에 나서고 있다.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은 한류 붐을 일으키며 빠르게 성장해 왔으나 향후 선 진국과 중국 사이의 샌드위치 상황을 극복하고 성장세를 이어가야할 중대한 기로에 놓여 있다.

문화콘텐츠 수출산업화를 위해서는 ▲문화콘텐츠 제작 활성화를 위한 세제지원 확대 ▲금융지원 확대를 통한 자본조달 원활화 ▲문화 인프라 확충 ▲전략시장 비관세장벽 해소 등이 선행돼야 한다.

영화·방송 제작투자에 있어서 영국, 미국 등 선진국과 같이 영상콘텐츠 제작투자액의 일정 금액을 세액에서 공제하는 제도 도입 필요하다. 영국은 영상콘텐츠 제작투자에 대한 세액공제(20~25%) 시행으로 영상제작 활성화 뿐 아니라 추가적인 부가가치 창출 및 세수증진 효과를 거두고 있다.

고품질 문화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기반시설 투자를 통한 제작환경 개선도 수반돼야 한다. 미국 뉴욕 주는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등 시설투자와 관련한 투자금액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문화콘텐츠 부문의 연구개발(R&D)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세액지원도 필요하다. 현재 게임·영화·애니메이션·방송콘텐츠 기술에 국한해 지원되는 세액공제를 캐릭터·음악·만화·대중문화예술 등으로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문화콘텐츠 상품이 점차 대형화하는 추세로 미국, 중국 등의 거대 미디어 사업자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업체의 원활한 자금조달이 관건이다. 현재 문화콘텐츠 산업의 자금조달과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모태펀드, 글로벌 콘텐츠펀드 등 운영되고 있지만 문화·영화 계정은 누적기준 1조 3000억원 규모로 전체 계정의 10.8%에 불과하다. 문화콘텐츠 산업 투자와 직결된 문화·영화 계정 규모를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정덕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중국, 아세안 등 우리의 주요 타겟시장에 다양한 형태의 비관세장벽이 존재해 문화콘텐츠 상품 진출에 애로가 있다"면서 "문화콘텐츠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위해 한·중 FTA 서비스 투자분야 후속협상 등 정부간 협상을 활용해 비관세 장벽 개선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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