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한 건물과 흔적' 추상회화 같은 사진들
박여숙화랑서 28일부터 사진가 김우영 개인전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낡은 건물 그리고 적막함. 한때 많은 사람들이 거주했었을 마을. 빛바랜 페인트와 녹슨 골조가 적나라한 건축물이 사진에 담겼다. 사실 그대로를 담고 있거나, 완벽한 추상회화 같은 색감과 감각이 돋보인다.
사진작가 김우영이 오는 28일부터 5월 20일까지 서울 압구정로 네이처포엠빌딩 내 박여숙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제목은 '대로를 따라서(Along The Boulevard)'. 사진 속 주인공은 건물이지만, 작품들의 제목은 대부분 대로나 거리명이다. 어떤 건물이 위치한 지점을 건물이 지닌 정체성과 동일하게 바라본다.
작품은 건물을 끈기있게 바라본 관찰자의 시선을 드러낸다. 극도로 생생한 건축구조물이거나, 비오는 날 흐릿해진 카메라의 시야로 건물과 주변을 담은 회화적 사진들이다. 사람들은 없지만, 건물을 둘러싼 바람과 빛, 흔적은 과거처럼 그대로 남아있다.
사진들은 작가가 미국 대륙을 횡단하며 마주한 조용한 마을들과 건물을 찍은 것이다. 제임스 터렐 (James Turrell) 같은 미국 서부의 미니멀리스트 작가들이 자연과 빛, 그리고 강렬한 색에서 느낀 미적 즐거움이 그의 사진에서도 느껴진다.
작가 김우영은 과거 상업사진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광고계에서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지금은 톱스타 반열에 오른 송승헌, 소지섭의 의류 브랜드 ‘스톰’, ‘닉스’ 광고사진을 비롯, 화장품 광고 판세를 바꾸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이영애를 모델로 한 ‘헤라’의 화장품 광고 또한 그의 작품이다. 당시 한국 상업사진 작업의 현대화에 토대를 놓은 것으로 평을 받는다.
그런 그가 '순수 예술'로서의 작업을 위해 스스로 화려함을 벗고 오랜 시간 동안 도정의 과정을 이어왔다. 지난 2005년 장애인들의 히말라야 등반 도전을 담아 전시회와 책을 냈고, 산악인 엄홍길과 함께 히말라야 등반 희생자 시신 수습 원정대에 참여해 사진으로 기록했다. 2006년엔 도시개발의 그늘 속에 살아가는 이들을 그린 '김우영의 포이동 사진 이야기'전, 2007년 전국을 돌며 환자와 가족, 의료진의 모습을 촬영한 국내 최초의 환자사진전 '다 함께 행복한 세상'을 열기도 했다.
작가는 올 가을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고 보존하는데 평생을 바친 혜곡 최순우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서울 성북동 최순우 옛집에서 한국의 미를 담은 작품으로 개인전을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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