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수 수요로 가전·가구 매출 확 늘어
대형마트도 감소세 딛고 1분기 실적개선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부의 경기부양 의지가 소비심리의 끝단인 유통시장에 닿고 있다.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개별소비세 인하 등 인위적 부양책의 온기가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 심리적인 부담을 딛고 지갑을 여는 이른바 '자발적 소비' 단계에 돌입했다는 평가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소비심리의 바로미터인 대형 백화점이나 할인마트, 재래시장 등의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 사태 이후 정상화 단계를 거쳐 본격적인 소비 증가 추이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마트 실적에서도 소비심리 개선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대형마트 매출은 2013년부터 매년 2~5%씩 감소했지만 올 1분기 들어 전년 대비 평균 2% 가량 늘었다. 이달 1~7일 이마트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7%, 롯데마트는 3.9% 늘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9일 발표한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도 이를 반영한다. 3월 소비심리지수(CCSI)는 100을 기록, 전달 보다 2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11월 105에서 12월 102, 1월 100, 2월 98로 밀리다가 4개월만에 반등한 것이다. CCSI는 2013년에서 2015년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서 산출한다. 100보다 크면 소비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전문가 역시 정부의 경기 부양의지가 실제 소비 시장에서 실효를 거두는 단계에 있다고 진단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소세 인하 등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봐도 큰 무리가 없다"면서 "주요국의 경제상황이나 부동산시장 동향, 고용지표 등을 추가적으로 확인해봐야 알겠지만 3월 이후 개선세가 감지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한 추세전환이라고 보는것은 지나친 확대해석"이라면서 "특히 체감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식료품의 가격상승 등 물가동향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