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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에 봄은 왔지만…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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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한파로 낭만·여유조차 사라진 대학가 풍경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만개한 벚꽃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sharp2046@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지난 6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만개한 벚꽃 아래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백소아 기자 sharp2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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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재희 수습기자] "벚꽃축제요? 오며 가며 캠퍼스에서 꽃구경 하는 걸로 만족해야죠"
지난 8일 서강대학교 로욜라도서관에서 만난 대학생 오영경(23) 씨는 "날씨도 좋은데 벚꽃축제는 안가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어색하게 웃으며 이같이 답했다. 오씨는 "어제도 도서관 문 닫는 10시까지 중간고사 공부를 하다 집에 갔다"고 했다. 4학년인 오씨는 이번 여름방학 때 기업체 인턴을 지원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까지 학점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며 "이번학기 성적을 잘 받아야 해 중간고사 2주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전국 곳곳이 벚꽃축제 인파로 북적이며 완연한 봄을 알리고 있지만 대학 캠퍼스는 말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청년실업률이 12.5%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채용한파'를 겪고 있는 탓에 캠퍼스는 아직 봄이 오지 못했다. 봄꽃이 가득 핀 캠퍼스이지만 학생들은 이를 마음 놓고 구경할 여유마저 찾기 힘들다.
24시간 개방하는 열람실 좌석을 뽑기 위해 대기중인 조승주(21) 씨는 신입생이었다. 조씨는 "대학 들어와 첫 시험이기도 하고 요즘 다들 취업이 어렵다고들 하니 벌써부터 걱정이 많다"며 "재수하느라 동기들보다 1년이 늦어서 취업만큼은 제때 하고 싶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18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시내 대다수의 대학이 중간고사 기간이다. 서강대가 18~23일, 연세대 18일~22일, 이화여대 21~23일, 숙명여대 20~26일 등이다. 벚꽃축제가 중간고사 기간보다 먼저여서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늘 '그림의 떡'이다.

중간고사 기간에 만개하는 벚꽃을 마음 놓고 구경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만난 김아연(22) 씨는 한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잔를 들고 다른 쪽 팔에는 파일과 전공서적을 낀 채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이었다. 김 씨는 "복수전공 때문에 해야 할 공부가 많아 지난주부터 중간고사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취업 생각밖에 없다. 캠퍼스의 낭만같은 건 포기해도 괜찮으니까 지금 이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권재희 수습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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