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재희 수습기자] "벚꽃축제요? 오며 가며 캠퍼스에서 꽃구경 하는 걸로 만족해야죠"
그는 "이제까지 학점이 좋지 않아 걱정이다"며 "이번학기 성적을 잘 받아야 해 중간고사 2주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전국 곳곳이 벚꽃축제 인파로 북적이며 완연한 봄을 알리고 있지만 대학 캠퍼스는 말그대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청년실업률이 12.5%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채용한파'를 겪고 있는 탓에 캠퍼스는 아직 봄이 오지 못했다. 봄꽃이 가득 핀 캠퍼스이지만 학생들은 이를 마음 놓고 구경할 여유마저 찾기 힘들다.
오는 18일부터 일주일간 서울 시내 대다수의 대학이 중간고사 기간이다. 서강대가 18~23일, 연세대 18일~22일, 이화여대 21~23일, 숙명여대 20~26일 등이다. 벚꽃축제가 중간고사 기간보다 먼저여서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대학생들에게는 늘 '그림의 떡'이다.
중간고사 기간에 만개하는 벚꽃을 마음 놓고 구경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 때문에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이화여대 캠퍼스에서 만난 김아연(22) 씨는 한 손에는 테이크아웃 커피잔를 들고 다른 쪽 팔에는 파일과 전공서적을 낀 채 모자를 푹 눌러쓴 모습이었다. 김 씨는 "복수전공 때문에 해야 할 공부가 많아 지난주부터 중간고사 준비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취업 생각밖에 없다. 캠퍼스의 낭만같은 건 포기해도 괜찮으니까 지금 이렇게 노력했던 시간들이 물거품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발걸음을 바삐 옮겼다.
권재희 수습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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