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前 대법관, 변호사 개업 논란
변협, 개업신고서 반려…"전관비리 근절 등 공익 위해 사익 제한"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신영철 전 대법관(62·사법연수원 8기)의 변호사 개업을 둘러싼 논란이 법조계 쟁점으로 떠올랐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는 6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신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 신고서를 반려했다. 신 전 대법관은 지난해 2월 퇴임한 이후 단국대 석좌교수로 있다가 올해 2월 법무법인 광장에서 일하려고 변호사 개업을 신청했다.
앞서 신 전 대법관은 1981년 4월 변호사 개업 신고를 하지 않은 채 변호사 등록만 했다가 법관으로 법조인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2008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시절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재판 개입을 둘러싼 논란으로 대법원장의 '엄중 경고' 처분을 받기도 했다.
변협의 변호사 개업 반려 처분은 신 전 대법관의 과거를 둘러싼 논란 때문으로만 보기는 어렵다. 하창우 변협 회장은 취임 이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부정적인 뜻을 밝혀왔다.
대법관이 퇴임 후 사익 추구 목적의 변호사 개업을 하지 않는 것을 정착시키는 전통을 만들겠다는 이유였다. 실제로 대법관 출신 법조인은 퇴임 이후 주요 사건 수임을 독차지하면서 변호사 개업 3년이면 100억원을 벌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변협은 "변호사가 아니더라도 대학의 교수나 공익 활동 분야의 직업을 가질 수 있다"면서 "전관비리 근절이나 사법개혁 달성이라고 하는 공익을 위해 변호사 개업이라는 개인의 사익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변협은 신 전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을 하면 다른 대법관 출신 법조인들이 개업을 자제해 생긴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도 우려했다.
대법관 출신 법조인이 변호사 개업보다는 공익 활동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는 데는 법조계 안팎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하지만 변호사 개업을 막을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부는 신 전 대법관의 변호사 등록이 유효하고 개업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변협이 개업신고서를 계속 반대하더라도 변호사 활동이 봉쇄된다고 단언하기도 어렵다.
변협이 지난해 4월 차한성 전 대법관 변호사 개업 신고를 반려했을 때도 유사한 논란이 있었다. 당시 법무부는 "변호사 개업 신고는 실질적 요건 없이 형식적 요건만으로 이뤄진다"면서 "신고서가 대한변협에 도달하면 신고 의무는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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