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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경험을 파는 테슬라 모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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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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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터스의 모델3 사전 구매 예약을 했다. 인터넷으로 기업과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는 문화가 이미 정착되었다지만, 1000달러라는 비용을 결재하고 자동차를 사전 구매 예약을 하기는 처음이다. 물론 언제라도 환불이 가능한 조건이지만, 마치 테슬라 피싱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단순한 과정이었다.

사전 예약 36시간 만에 49개국 오프라인 매장과 테슬라 모터스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으로 예약된 모델3는 무려 27만6000대다. 거뜬히 30만대는 넘길 것 같고, 엘론 머스크는 계획했던 생산계획의 수정도 언급했다. 그동안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인 닛산의 리프가 6년간 판매한 20여만 대의 기록을 불과 며칠 새에 훌쩍 넘었다. 사상 최대의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한 기분이다. 30여만 대가 실제 구매로 연결된다면 그 규모는 무려 105억달러 규모로 11조를 넘는 막대한 규모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다. 일반적인 전기자동차의 성능 기준은 1회 충전 당 주행거리다. 모델3는 1회 충전 당 최소 215마일(약 346km) 주행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개발시작에서 양산까지는 약 2년이 소요된다. 2017년 말부터 인도되기 시작함을 감안하고, 중국의 비야드(BYD) 전기차 모델 e6 올해 출시 예정인 모델이 1회 충전 당 400km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과 비교하면 출시 시점에 최고 사양의 전기차는 아닐 수도 있다. 현재 5만대의 생산능력에서 예약 주문을 소화할 만큼의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전략과 기술도 우려되며, 우리나라 충전 인프라 구축이 완벽하지 구축되지 않으면 차량 사용에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정부의 보조금 지급도 명확하지는 않다.

그렇다고 얕보기는 부담스럽다. 60mph(약 96km/h)를 6초 이하에 도달하며, 테슬라 모터스의 상징인 데시보드의 모든 정보와 조작기는 15인치 가로방향 터치스크린 속으로 들어갔다. 최고의 안전도 수준인 5-star 안전도 등급을 자랑하며, 부분자율주행시스템인 오토파일럿 하드웨어도 기본 사양으로 설치되어 있다. 미래지향적 디자인도 구매 이유 중 하나다. 저가 전기차라고 말하기에는 기능과 디자인 사양이 뛰어나며, 고급차량이라고 말하긴 현재 차량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이번 이벤트는 혁신을 상징하는 엘론 머스크와 테슬라 모터스라는 기업이 세계 주류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던지는 하나의 도전이다. 물론 엘론 머스크는 이미 2014년 2017년 3만5000달러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세계 최대 규모의 2차전지 공장인 기가팩토리 완공도 선언하는 등 이미 계산된 로드맵을 차근히 이행하는 과정이다.
사실 1990년대에도 전기자동차가 등장을 했으나 배터리 무게와 충전시간 문제로 대중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포드의 T-Car 저가 대량생산 휘발유 자동차에 밀려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었다. 앞으로 모델3가 T-Car와 같이 자동차 시장의 게임체인저(game changer)가 될지, 아니면 다시 1990년대 전기자동차의 아픔을 다시 겪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직은 전기자동차는 우리 주변에서 가끔씩 볼 수 있는 어쩌면 아직은 친숙하지 않은 시스템으로 세계 자동차 시장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그러나 테슬라 모터스는 새로운 시스템이 혁신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인과 사회가 보다 친숙하게 수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 테슬라 모터스의 오프라인 매장이 없음에도 필자의 주변을 보면 여러 분들이 그저 엘론머스크의 모델3 소개 동영상과 인터넷 정보만으로 사전 구매 예약을 했다. 꼼꼼히 현재의 충전시설과 차량 스펙을 살펴본 구매자들도 있지만, 필자처럼 '테슬라니까' 라는 생각에 무턱대고 구매를 한 분들도 적지 않은 것 같다.

어쨌든 필자는 빠르면 내년 말, 늦으면 내후년까지 그동안 눈으로만 보아왔던 테슬라 자동차의 사용자 경험을 실제 접할 수 있다는 기대와 이들이 시도하는 혁신의 과정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는 기대가 즐겁다. 물론 테슬라 모터스에 공개 도전장을 던진 패러데이 퓨처의 행보도 함께 지켜봐야할 관전 포인트다. 그러나 아쉬운 건 우리나라 기업들을 그 과정에서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차두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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