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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군수종합학교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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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군수종합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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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에게 군수(軍需)란 사람의 동맥과 같다. 피가 통하지 않으면 첨단무기와 같은 근육을 갖고 명석한 작전과 같은 두뇌를 갖고 있어도 전쟁에서 패할 수 밖에 없다. 히브리대학 역사학과 교수 마르틴 반 크레펠트는 '보급전'이란 책에서 "유럽에서 승승장구하던 나폴레옹이 러시아 원정에서 실패한 이유와 2차 세계대전 때 '사막의 여우'로 불리며 용맹을 날린 독일군 롬멜 장군이 북아프리카 전장에서 작전실패한 이유에 대해 단지 군수에 문제가 있었을 뿐"이라고 단정지었다.

우리 군의 군수를 한눈에 보기 위해 지난 23일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육군종합군수학교를 찾았다.
자운대에 위치한 육군종합군수학교 입구에 들어서니 마치 봄기운 가득한 대학교에 온 느낌이었다. 안내장교는 "전시상황에서 원활한 보급을 위해 군수, 병기, 병참, 수송을 교육시키는 군수학교는 종합대학이나 마찬가지"라며 교육단으로 안내했다.

수송을 교육하는 교육단은 운전면허시험장과 같은 구조였다. 안전교육이라는 푯말을 붙인 다양한 군용자동차가 넓은 아스팔트위에 일렬로 늘어서 있었다. 강의실로 들어가니 6대의 운전교육용 차량 시뮬레이터에 모여 있는 교육생들이 눈에 들어왔다. 훈련소에서 기초군사훈련을 마친 장병들로 각 부대에 운전병으로 배치받기 전에 5주간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생들을 따라 군용 5t트럭내부와 똑같이 생긴 시뮬레이터에 앉아 시동을 걸어봤다. 시동을 거는 방식은 일반 자동차와 다를 바 없었지만 5t트럭에 155㎜견인포를 달고 수동으로 운전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스러웠다.

2단기어를 놓고 엑셀을 밟았지만 1m도 채 가지 못하고 시동이 꺼져버렸다. 전진보다는 후진이 문제였다. 견인포를 견인하고 있어 뒷거울(사이드미러)을 보며 견인포의 방향을 조정해야만했다. 후진하는 견인포가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면 핸들을 오른쪽으로 돌려 방향을 직진으로 잡아줘야 했다. 만만치 않았다. 견인포의 방향에 따라 핸들을 얼마만큼 돌려야 하는지, 원위치로 언제 돌려야 하는지 감을 익혀야 했다. 20년 무사고 운전경력인 기자도 역시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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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주행을 마치고 실제 견인포를 견인하고 있는 5t트럭에 올라탔다. 시동을 걸자 긴장한 나머지 손에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엔진의 진동과 같이 흔들리는 뒷거울은 후방의 견인포를 보기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90m를 후진하는데 5분이 소요됐고 시동을 10여차례나 꺼뜨렸다.

김효성 운전교관(상사)는 "야전에서는 울퉁불퉁한 땅에서 주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교육을 충분히 받아야 한다"며 "장병들이 교육을 마치면 대형면허 뿐만 아니라 특수견인면허 등이 발급돼 사회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정비교육을 담당하는 병기 교육단으로 자리를 옮겼다. 실습장에는 야전부대에서나 볼 수 있는 K1전차 5대가 일렬로 서 있었다. 하지만 실전배치된 야전과 달리 전차는 분해되어 있었다. 복잡한 설계와 수많은 부품을 보는 것만으로 머리가 복잡해졌다.

특수무기정비를 담당하고 있는 장병들은 병기병과 하사와 전문하사들이다. 이들은 위아래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있어서 얼뜻보기에 카센터 직원과 같았다. 안내장교는 "장비를 운영하는 장병들이 정비를 하지 못하는 부분들은 모두 이들이 담당한다"면서 "이들은 교재를 이용해 미리 자습을 하고 매수업마다 현장에서 닥칠 수 있는 상황을 부여해 해결방안을 스스로 찾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옆건물로 들어가니 신궁, 비호, 다련장 등 최신예무기들이 서 있었다. 특수무기를 정비하는 교육생들은 교관의 말을 놓칠까 기자가 들어오는 것도 모른채 수업에 열중이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에서 신소재공학을 전공한 여군 성은현 특수무기교관(대위)은 "특수무기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전자체계는 물론 레이더까지 정비할 줄 알아야 한다"며 "군수학교 원격교육처에서 사이버대학처럼 강의를 제공하고 실시간 상담까지 할 수 있어 야전정비병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단 취재를 마치고 돌아서는 길에 전쟁역사에서 강조되어 온 말이 생각났다. "작전은 전투에서 승리하지만, 군수는 전쟁에서 승리한다". 우리 군의 군수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는 신뢰를 갖게 만든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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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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