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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붉은 사과밭 '낙과' 유승민…동정론이 거둬줄까?

최종수정 2016.03.17 14:35 기사입력 2016.03.1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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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장 공천'에 대구민심 '싸늘'

[아시아경제 대구 = 지연진]16일 오후 봄기운이 완연한 대구광역시 동대구역. 기차에서 내리자마자 류성걸 의원(대구 동구갑) 선거사무실 간판이 시야에 들어왔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류 의원의 사무실은 여객터미널과 쇼핑센터를 연결하는 '동대구 복합환승센터' 건설공장 한켠에 외롭게 서 있었다. 류 의원 사무실 앞에서 만난 한 중년여성은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묻자 손사래부터 쳤다. "저는 모릅니더"라며 취재를 피해 발길을 재촉하던 이 여성은 "누구를 뽑아놔도 그 나물에 그 밥이지예"라며 서둘러 횡단보도를 건넜다.

새누리당의 4ㆍ13총선 공천 '화약고'로 꼽히는 대구 민심은 싸늘했다. 새누리당에선 최고위원회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생사를 놓고 하루 종일 격론을 벌였다.
유 전 원내대표의 공천여부는 16일에도 결정이 보류됐다. 대구 동구의 유 전 대표와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김모씨(60대)는 "공천을 해주든지 말던지 빨리 (결정)하라케요. 여기 사람들은 (유 전 원내대표가)무소속으로 나와도 다 뽑아줄끼다"라고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아파트 경비원도 "자꾸 공천결정을 미룰수록 유승민 인기만 전국적으로 높여주는거 아이가"라고 거들었다.

유 전 원내대표은 이날 새벽 자신의 입장을 듣기위해 몰려든 취재진을 피해 자택을 빠져나온 뒤 시내 모처에서 공천결과를 기다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선거사무실에선 지지자들이 방송을 보며 새누리당 공천상황을 주시했다.

대구 동구을 유권자들은 이번 새누리당 공천전쟁에서 벼랑 끝에 몰려 있는 유 전 원내대표에 우호적이었다. 동구 금호강 둑방에서 만난 노부부는 "우리는 유승민이 밖에 모른다"라면서 "다른 사람이 누가 나왔는지도 관심없다"고 말할 정도다.
다만, 유 전 원내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를 비판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선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다. 동구 용계동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송모씨(63)는 "대통령의 의사가 명확하고, 또 그기 나쁜 것이 아이면 힘을 합쳐 일해야 하는 것이 아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헌법1조를 지키고 싶다는게 대단한 거라카지만, 자세히 들어보면 사기"라며 "박근혜가 세금을 마이(많이)걷으면 반발이 심하잖아. 증세를 못한다카는걸 이해도 못하고 국회에서 그런 건 절대적으로 잘못됐다"고 탓했다.

새누리당의 공천 파열음이 계속되면서 텃밭인 대구지역의 정치불신은 절정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대구시내 곳곳에서 만난 유권자들은 한결같이 "선거에 관심없다"고 입을 모았다. 대구지역 대학 정치외교학과 학생인 이모양(22)은 "새누리당의 공천은 시끄럽다는 것만 알지 자세한 것은 모른다"고 털어놨다. 대구 최대 번화가인 동성로에서 마주한 대학생 김모씨(21)는 유 전 대표에 대해 묻자 "누구인지 몰라요"라고 답했다. '민심의 풍향계'인 택시기사 김모씨(70)는 "경기가 좋아야제. 선거가 아직 멀어서 그런가 정치 이야기하는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대구는 총선 투표율이 낮은 지역이다. 19대 총선에서 대구 투표율은 52.3%로 인천(51.4%)을 제외하고 전국 최하위였다. 하지만 18대 대선의 경우 광주(80.4%)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투표율(79.7%)를 기록했다. 여야 대결구도에서만 표가 결집된다는 의미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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