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전날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위원회의에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오는 9일부터 매월 600억유로 규모의 양적완화를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세계 증시에 '유동성 파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럽과 미국증시도 ECB의 양적완화가 본격화된다는 소식에 일제히 상승했다.
국내증시도 외국인 순매수세가 점차 확대되며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지만 한편으로 이미 유동성 호재가 선반영되며 단기 상승랠리를 보여온 국내증시가 재료 소멸과 함께 단기조정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향후 단번에 박스권을 돌파하며 상승추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만들어진 저항선을 거치며 기간조정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장 상승세에 그대로 편승하기보다는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 속에서 시장초과 성과를 보이는 종목을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고 외국인 매수세 움직임을 살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 ECB의 양적완화로 유동성 확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코스피 역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제한적인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8월 이후 하락사이클에서 만들어진 저항선인 2010선을 넘을때까지 기간조정에 들어갈 것으로 판단된다.
기관매도세가 점차 강해지고 있기 때문에 단번에 2100선을 돌파하기는 힘들 것이다. 단기지지선은 1980선으로 예상되며 이 지수는 2월 상승과정에서 발생한 갭이 위치한 지수다. 향후 1~2주간 코스피는 1980~2010포인트의 좁은 박스권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기간동안 코스피는 2차상승을 준비할 것이다.
이런 장세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시장 수익률대비 강해질만한 주식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코스피 대비 강한주식과 약한주식의 패턴은 지난해와 2013년 대형주에서 다수 발견되는데 올해도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코스피의 2차 상승을 준비하는 방법론으로 코스피 대비 강한 수익률을 보일 종목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연초이후 지금까지 1차 상승과정에서 더 강해진 주식은 대표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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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있다. 1차 상승과정에서 지난해 고점을 넘어서며 레벨업에 성공했다. 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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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지난해 10월 저점보다 낮다. 2차 상승을 준비한다면 기아차보다 현대산업이 더 유망하다.
특히 1차 상승을 이끈 주체였던 외국인과 연기금 선호 종목이 관심 대상이다. 올들어 상승률이 30% 이상인 경우에는 기간조정이나 가격조정을 거친 이후 접근할 필요가 있다. 코스피100 종목 중 최근 1차 상승과정에서 강해진 주식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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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 지난해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외국인 수급은 영국 등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가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리스크 요인이 늘때마다 주식을 팔아 작년 영국의 순매도 규모는 7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외국인 순매수가 6조3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영국의 순매도가 주식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향후 증시 방향성도 외국인, 특히 유럽지역 국가들의 순매수가 쥐고 갈 가능성이 높다.
유럽의 양적완화로 인한 유동성 확대 기대감에 지난해 순매도를 보이던 유럽계 자금이 2월들어 이미 순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고정환율제 폐지로 자국 화폐가치가 크게 상승한 스위스가 지난달 국내 상장주식을 5900억원을 사들였다. 독일과 프랑스도 각각 2000억원, 1810억원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후생연금(GPFG)의 해외주식투자 확대를 선언한 일본의 순매수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일본의 순매수 규모는 3조2000억원이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흥국 펀드에 대한 투자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순매수는 두달째 이어지고 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약해지고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로 자금유입이 이어지며 미국의 순매수 규모는 안정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 등 유럽계 자금의 순매도 감소세에 따라 미국과 일본, 중국, 중동국가의 순매수를 바탕으로 외국인 수급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 부동산 경기도 회복 중이고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등 국내 투자자의 투자심리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의 귀환과 국내투자심리 개선이 박스권 돌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박스권 돌파장세가 이어지면 그동안 강세를 보인 중소형주보다는 외국인과 기관의 관심을 받을 대형주가 더 주목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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