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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中企업계 '암중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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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에게는 아직 12개 적합업종이 남아있소" 중기의 양띠대첩
2014 내수부진·엔저 등 고난의 연속···"내년엔 반전"
하반기 적합업종 재지정 26개 품목 12개로 반토막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소기업인들은 연초 청마(靑馬)의 기운을 받아 힘차게 달리기를 바랐지만, 정작 2014년 내내 중소기업계는 '암중모색(暗中摸索)'을 거듭했다.

2년간 이어진 내수부진은 세월호 참사로 심화됐으며 수출기업은 엔저 역풍을 맞았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보호했던 적합업종 제도와 의무휴업제는 약화되었으며 모뉴엘의 '1조 벤처신화'는 대형 사기극으로 밝혀졌다. 연초 안정을 찾았던 개성공단은 임금 문제로 다시 시끄러워졌다.
◆내수는 '부진', 수출은 '엔저' = 중소기업의 체감경기는 계속 악화됐다. 체감경기의 척도인 업황전망건강도지수(SBHI)는 지난 1월 87.8에서 8월 81.6까지 떨어졌다 12월 83.8로 마감했다. 끝 간데 없는 내수부진이 원인이었다. 거기에 4월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며 경기는 급속히 위축됐다.

지난 7월 출범한 2기 경제팀이 내수부진을 해소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기도 했지만, 이젠 많은 CEO들은 기대조차 접었다. 수출기업들은 엔저에 발목을 잡혔다. 한국무역협회는 올해 상반기 수출기업의 평균 매출액증가율은 -2.2%를 기록하며 역성장했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보호장치 사라졌다 = 박근혜 정부 1년차 때까지만 해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굳건한 방어막이 되어줬던 경제민주화 제도들은 그 힘을 잃었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올 하반기 적합업종 재지정 논의를 통해 26개 품목의 재지정 여부를 결정했지만, 이중 적합업종이 연장된 품목은 12개(46%)에 그친다. 나머지는 상생협약ㆍ시장감시 품목으로 선정돼 적합업종에서 빠졌다.
신임 안충영 위원장이 "적합업종보다 자율협의를 우선하겠다"고 밝힌 결과가 벌써 나타난 것이다. 전통시장의 보호장치였던 의무휴업일 제도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고등법원이 이 제도가 위법하다고 지적하면서다. 12년 전에 비해 매출이 반토막나는 등 위기를 맞은 전통시장은 이제 다시 대형마트의 위협에 시달리게 됐다.

◆파산으로 끝난 벤처신화 = 창조경제의 주역인 벤처업계에서는 1조원 신화를 쓴 팬택과 모뉴엘이 각각 몰락했다. 모뉴엘은 허위로 수출실적을 조작했으며, 팬택은 유동성 위기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고 매각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정부가 지난 7월 1조 벤처기업으로 꼽았던 8개 업체 중 2개가 올해 무너진 셈이다. 올해 국내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가 1조원 이상 몰리고, 1000억원 규모의 벤처기업 개수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그 이면에는 신화의 씁쓸한 몰락이 있었다.

◆개성공단, 다시 화약고 되나 = 연초 박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제2 개성공단' 등으로 희망적이었던 개성공단의 미래가 다시 불안정해졌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최저임금 제한을 철폐하고 임금인상을 추진하면서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직접 방북해 북측에 보류를 요청하기로 했지만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설상가상으로 남북관계는 계속 경직되어만 가고 있다.

◆중견기업ㆍ소상공인, 목소리 높인다 =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은 한 데 뭉쳐 살길 찾기에 나섰다. 올들어 300만 소상공인을 대변하는 소상공인연합회와 중견기업을 대변하는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잇따라 법정단체로 출범한 것이다. 새누리당 내에는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가 대거 참석한 중소기업ㆍ소상공인특별위원회가 설립됐고, 중견련은 한국경영자총협회 대신 '경제 5단체' 반열에 들어갔다.

그렇다면 중소기업들은 내년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죽기를 각오하고 노력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뜻의 '필사즉생(必死則生)'의 한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3일 500명의 중소기업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3.3%가 이같이 말했다. 반면 22.4%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롭게 시작한다는 뜻의 사자성어 '극세척도(克世拓道)'ㆍ'제구포신(除舊布新)'을 꼽으며 희망적인 관측을 제시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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