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김에 "유신헌법은 독재" 말했다 징역…42년 만에 아들이 父 한풀어
[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유신헌법 개정안은 독재'라고 비판했다가 징역형을 받은 아버지의 한을 42년만에 아들이 풀었다.
3일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부장판사 김흥준)는 1972년 계엄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았던 고(故) 박모씨에 대한 재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같은 해 10월 17일 공포된 계엄포고령 제1호는 '유언비어의 날조 및 유포를 금한다. 이 포고를 위반한 자는 영장 없이 수색·구속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박씨는 "술에 만취해 심신미약의 상태에서 한 행위"라며 항소했고, 육군고등군법회의는 이듬해 1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으로 형을 확정했다. 박씨는 영장도 없이 구속돼 수사와 재판을 받고 수십일 만에 풀려났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관들이 영장 없이 불법 체포해 감금죄를 범했다. 재심 사유가 있다"고 인정했다. 이어 "피고인에게 적용된 유언비어 날조·유포의 범죄 사실은 당시 개헌이 추진되던 유신헌법에 대해 피고인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다소 격한 언사로 표명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이런 견해의 표명을 군사적으로 제압하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박씨의 아들은 결국 42년 만에 아버지의 무죄를 입증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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